신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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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1 동생
2006.06.21 수요일 오늘 내동생이 어머니 말 안듣고 내리막 길에서 뛰다가 넘어지는 순간 내동생의 벗겨지는 신발과 울음 소리. 엄마가 부랴 부랴 달려가서 야단 치면서 한탄한다. 내동생 영우의 머리엔 자국이 나 있고 무릎에서는 피가 날락 말락. 엄마는 의자에 앉아 내동생을 안고 호호 해준다. 하지만 여전히 우는 내동생 무릎에서는 피가 날락 말락. 나도 눈물이 날락 말락
2006.06.21 -
2006.06.14 폭우
2006.06.14 수요일 피아노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나는 우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옷이 젖고 있었다. 왜냐하면 내우산도 주위에 있는 나무들을 따라 달리기라도 하는 것 처럼 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새 신발에 발바닥이 차가와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더니 발에 기분이 점점 꿉꿉하고 추워지고 있었다.마치 물이 새고 있는 배 같았다. 나는 내 옷속으로 가슴을 타고 빗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것을 알고 빨리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비는 바지 속으로도 흘러 내렸다.그런데 마지막으로 엄청난 일이 또 일어났다. 집앞에 다와 갈때 물이 흐르는 공원 내리막 길에서 신발이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쿵 찍었다.덕분에 안경은 젖어 버렸고..
2006.06.14 -
2005.11.24 진우의 신발
2005.11.24 목요일 사촌 동생 진우의 생일이 코 앞에 다가왔다. 십이월이 되면 진우 돌이 된다. 엄마는 그걸 대비해서 선물로 작고 아담한 아기 신발을 사셨다. 나는 그 신발이 아담하고 작고 귀여워서 내가 신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들어가려면 찢어서 벌려야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끼는 인형 푸근이에게 신겨 보았다. 그랬더니 나무 인형 피노키오 처럼 보였다. 이번엔 머리에 씌어 보았다. 꼭 투구 같았다. 그러다 엄마에게 먼지 피운다고 잔소리를 들었다. 이 작은 신발을 보고 있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나도 이런 신발을 신고 뒤뚱 뒤뚱 걸었던 생각이 난다. 우리 진우도 이 신발을 신고 뒤뚱 뒤뚱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시작하겠지.
200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