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공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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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서 잠들기는 어려워!
2010.12.03 금요일 어제 난 처음으로 외박하였다. 기말고사도 끝났으니 우리 반 지호네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했는데, 엄마는 안된다고 그러셨고 아빠는 된다고 그러셨다. 내가 지호네 집에서 잔다고 하니까 은철이도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서, 우리는 셋이 같이 자게 되어 뛸 듯이 기뻤다. 지호와 은철이는 학교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산다. 지호네 집에서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영화를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지호집의 수많은 카드를 모아서 카드 게임을 하고, 지호네 엄마가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저녁을 먹는 시간은 꼭 빠르게 흐르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어느새 창밖이 진한 블랙커피 색깔처럼 어두워지고, 우리는 마루에 깔린 이부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2010.12.04 -
종로도서관에서 먹은 라면
2010.10.09 토요일 오늘은 주말에 집에서 뒹굴지 않고, 열심히 시험공부를 해보려고, 종로도서관 자율 학습실로 갔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중학생, 고등학생 형들이 줄을 많이 서 있었다. 나는 어렵게 구한 번호표를 가지고, 제4 자율 학습실로 들어가 공부를 하였다. 밖에 사직공원에서는 무슨 운동회가 열리는지,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어기여차,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하는 소리로 한창 시끄러웠다. 그래도 나는 운동회에서 흘러나오는 리듬에 맞추어 즐겁게 수학 문제를 풀었다. 어느새 길고 어려웠던 수학 1단원이 끝나고, 시계는 3시 30분을 가리켰다.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였다. 나는 아빠가 두고두고 쓰라던 만원을 들고, 지하 1층의 매점으로 한달음에 겅중겅중 소리 없이 뛰어갔다. 도서관 식당도..
2010.10.12 -
트라이더를 타고 날아요!
2010.04.25 일요일 조금은 늦은 저녁에 가족과 걸어나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였다. 나는 시험공부에 매달려 있다가 오랜만에 트라이더라는 기구를 타고, 초저녁에 자유로운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트라이더는 킥보드 비슷한 형태인데, 발판이 양쪽에 한 개씩 있고 다리를 오므렸다가 벌렸다가 하면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 기구다. 자전거도 인라인 스케이트도 썩 잘 타지 못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운동 기구였다. 나는 오랜만에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트라이더를 타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영우랑 나는 교대로 트라이더를 탔는데, 서로 한 바퀴만 한 바퀴만 하면서 더 욕심을 내다가, 꽥~하고 으르렁대며 싸우기까지 했다. 엄마는 화가 나서 트라이더를 압수하려 하셨다. 트라이더는 아..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