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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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린 할머니
2008.10.05 일요일 며칠 전부터 나는 우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엄마가 대구에 입원해 누워 계신 할머니를 만나러 가셨기 때문이다. 나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아직 남은 감기 기운이 할머니께 좋지 않을까 봐 참고 다음번에 찾아뵙기로 하였다. 할머니가 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했다. 그리고 '분명 이건 꿈속에서 들은 소식일 거야. 이 꿈이 깨면 나는 침대에 누워 있을 거고, 학교에 가야 할 거야, 그러면서 나는 휴~ 내가 악몽을 꾸었구나! 하고 안심할 거야!'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나는 3년 전 외할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가슴이 무너지듯 놀랐다. 다행히 외할아버지는 고비를 넘기셨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지금은 많이 ..
2008.10.07 -
2005.10.25 찰흙송편
2005.10.25 화요일 선생님은 가져온 재료로 송편을 만든다고 하셨다. 난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다. 오늘 가져온 준비물에 송편을 만들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지점토를 나누어 주셨다. 선생님 말씀대로 지점토를 주물러서 굴리다 보니 동글 동굴 한 게 진짜 떡같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그속에다 고무 찰흙을 쫌쫌 떼어 깨설탕처럼 넣고 송편 위를 꾹 누르고 만져주었다. 그러니 더 맛있어 보였다. 심훈이는 송편에 이빨을 대 보았다. 나는 참아야 하느니라 하였다.
2005.10.25 -
2005.09.17 송편 만들기
2005.09.17 토요일 나는 송편을 우리가 집에서 먹어본 왕포도 만큼 둥그렇게 만들었다. 나는 송편 가운데 엄지 손가락을 꾸욱 눌러서 구멍을 만들었다. 나는 그 구멍에 깨설탕을 넣은 다음 엄마 배에서 아기가 나와서 엄마 배를 꼬매듯이 구멍을 오무렸다. 나는 마치 진짜 만두 같은 송편을 만들었다. 아빠는 재료가 아깝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조개같은 송편을 만들었다.
200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