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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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2010.01.07 금요일 '끼이이익~!' 나는 쇳소리 나는 대문을 열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공기가 내 코와 입으로 빨려 들어왔다. 하늘은 바다보다도 더 새파랬고, 겨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햇빛이 쨍쨍했다. 아침부터 나는 답답했다. 방학 내내 추운 날씨가 이어져서, 꼼짝 않고 좁은 방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보았더니, 나의 몸은 에너지를 쓰지 못해 뻣뻣하고 근질거렸다. 엄마는 오늘따라 몸이 안 좋으신지, 표정도 안 좋고 잔소리만 하신다. 나는 엄마가 영우에게 잔소리하는 틈을 타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런데 나는 도망치듯 나와서, 옷을 챙겨입고 나오질 못했다. 얇은 바지 한 벌에 내복을 안 입고 양말도 안 신고, 목폴라에다가 스웨터 하나를 달랑 걸치고 잠바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하늘색과 ..
2011.01.10 -
풍선껌의 효과
2010.02.09 화요일 난 요새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바로 풍선껌 불기다. 예전에는 껌을 짝짝 씹고 다니면서, 풍선이나 불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량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월의 어느 저녁 작은 슈퍼에서 풍선껌과 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있었다. 나는 영우가 새우깡을 먹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오랜만에 뭐 씹을 거리가 땡기는데~!' 하는 생각으로 슈퍼에 들어갔다. 우리는 우선 슈퍼를 한번 빙 둘러보았다. 하지만, 난 과자에 흥미가 없는 편이라, 딱히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아, 잘 모르겠다! 수학 문제 풀기보다 어렵구나 할 때, 그냥 '부푸러'라는 껌을 보았다. 이상하게 마법의 힘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처럼, 나는 '부푸러'껌을 집었고, 영우가..
201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