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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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좋은 가정
2010.11.24 수요일 오늘 선생님께서 내주신 일기 주제는 이다. 나는 언뜻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가정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우리 가정이 그 예가 아닐까? 생각했다. 뭐 특별히 내세울 건 없지만, 가족 모두 살아 있고, 팔다리는 멀쩡하고, 부모님은 이혼하지 않았고, 이 정도면 완벽한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사실 뭘 더 바라는가? 우리 주변의 많은 가정은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어서 슬픔과 피로에 잠겨 있거나, 가족끼리 사이가 안 좋아서 불행하다고 느끼고, 심지어는 불의의 사고로 가족과 이별하기도 하고, 부모님께서 이혼을 해서 가정이 풍비박산 나는 일도 많은데... 그에 비해 제대로 된 가정이라도 가지고 있는 우리는 복 받은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곰곰 더 생각해보니 그냥 가정이 온전한 틀만 가지고..
2010.11.27 -
2007.05.31 새로 시작
2007.05.31 목요일 아침 자습 시간에 한자를 쓰고 있을 때, 갑자기 박영은 선생님께서 아무렇지도 않게 "안녕!" 하며 들어오셨다. 선생님께서는 오른쪽 손에 걸고 계셨던 가방을 교탁위에 '탁' 올려 놓으시고나서 컴퓨터 있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셨다. 바로 1교시 수업이 시작되고 우리는 모두 1교시 국어 책을 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아직도 새 선생님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하고 산만했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께서는 엄격한 눈초리로 우리들의 흐트러진 태도를 지적하셨다. 나는 왠지 선생님이 무서운 분 같아 바짝 긴장이 되었다.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 목소리는 맑고 쩌렁쩌렁하였다. 그런데 무언가 아직은 어색하고 서먹했던 우리 반 수업 분위기가 4교시 사회 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좀 더 활..
2007.05.31 -
2007.03.02 개학
2007.03.02 금요일 오늘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진학을 하였다. 나는 내가 새로 들어갈 교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은 찾아냈다. 바로 3학년 4반이었다. 교실 앞에는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교실 문이 잠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맨 앞에는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준영이가 문을 잠그고 있는 자물쇠를 발돋움하여서 뗄려고 만지작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탱' 하는 소리가 났다. 준영이가 자물쇠를 연 것이다. 문이 열리자 아이들이 벌떼처럼 우글우글 들어갔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선생님 없다고 마구 날뛰고 있었다. 선생님이 들어오자 후닥닥 제자리에 앉았다. 우리 담임 선생님 이름은 서미순 선생님이셨다. 선생님 머리카락은 곱슬곱슬하시고, 목소린 근엄하시고, 눈빛은 어린 아이같이..
200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