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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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윈도우7! 멋지다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마지막회
2009.10.22 목요일 무대 한가운데 거대한 스크린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무늬와 Windows7 이라는 글자가 바닷물이 찰랑찰랑 움직이는 것처럼, 단조롭게 흔들리며 나타났다. 그걸 보니 내가 전에 과학관에서 해보았던 블랙홀 체험처럼, 꿈처럼 몽롱하고 묘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나는 한 묶음의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상상에 잠겼다가, 쯔즈즉~ 하는 카메라 소리에 놀라 헙~! 하고 깨어났다. 갑자기 내 옆에 거대한 카메라를 멘 블로거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너, 혼자 왔니?", "네, 혼자 왔어요.", "그래? 어디에서 여기까지 왔니?", "양주에서 왔어요." 아저씨는 이제 막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람처럼 젊고 기운이 넘쳐 보였다. 아저씨는 놀랐다는 듯이 오~ 하며 계속 물었다. "너, 블..
2009.10.26 -
선생님 특기는 과일 자르기
2009.04.16 목요일 '쉬익~'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한 덩이였던 내 사과가, 깔끔하고 깨끗하게 반으로 쩍~ 갈라졌다. 정확히 딱 반이었다. 1초도 안 되는 순간이라서, 마치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의 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과를 통과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달달한 냄새 나는 사과 물을 뚝뚝 흘리며, 선생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 교탁 위에는 모세가 바닷물을 가르듯이, 내 사과가 두 쪽으로 갈라져 있었다. 오늘 미술 시간에는 과일이나 채소, 나뭇잎을 가져와, 선생님이 과일과 채소를 잘라주시면 단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맛있게 먹는 수업을 했다. 나는 겉이 약간 올록볼록하고, 한 부분은 잘 익은 빨간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주황, ..
2009.04.18 -
마법의 실 - 도덕 시간에 읽은 이야기
2009.03.23 월요일 언젠가부터 도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업 시간 중 하나가 돼버렸다. 저학년 땐 주로 규칙과 질서를 배우느라 지루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생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선생님께 책에 없는 이야기도 덤으로 얻기 때문이다. 4교시 도덕 시간, 오늘도 6모둠의 중진이부터 이라는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였다. 은 내가 지난 봄방학 때 5학년 교과서를 새로 받자마자, 심각하게 읽었던 내용이라서 자세를 잡고 귀를 쫑긋 세웠다. 어떤 건강하고 젊은 12살 소년이, 공부하기가 싫어서 나무 밑에서 늘어지게 잠을 잔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한 노인으로부터, 자신의 시간을 상징하는 은공과 그 공에 박혀있는 금실을 받는다. 그 실을 가만히 놓아두면, 시간은 정상적으로..
200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