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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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물구나무 서기
200.08.10 일요일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텐트를 접고, 해파리가 없는 해수욕장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 나는 바다보다 파란 수영장 안으로 후닥닥 뛰어들어갔다. 우선 몸을 뜨게 하려고 머리를 물속으로 서서히 집어넣었다. 그러자 몸이 엎드린 상태에서 일자로 물 위에 떠올랐다. 그런 다음 발로 물을 강하게 한번 찼다. 그러자 추진력이 생겨 몸이 앞으로 슈우욱~ 나갔고, 나는 그걸 유지하려고 두 손으로 번갈아 차례차례 물을 가르고 발은 계속 흔들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물을 가를 때는 그것이 액체가 아니라 땅과는 중력이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물고기나 모터보트가 된 듯한 기분으로 촤아악 앞으로 뻗어나가면서, 물 밖으로 올렸던 손을 다시 물속으로 빠트릴 때,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생기는 것을 보았다. ..
2008.08.19 -
꿈과 그늘의 섬, 선재도
2008.07.27 일요일 오늘 우리는 대부도에 갔다가 쨍하고 개인 하늘 아래 선재도라는 섬을 발견했다. 마침 바닷길이 갈라져 있어 선재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걸어가고 나오는 것이었다. 선재도로 들어가는 길은 모래밭과 갯벌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우리는 갯벌로 돌아 들어갔다. 갯벌 입구는 거의 단단한 땅이었고, 작은 게들도 많이 돌아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질퍽한 진흙땅이어서, 발이 푹푹 빠지고 작은 물고기와 소라게들이 많았다. 나는 질퍽한 갯벌을 늪지대 정글이라고 생각하면서 철벅 철벅 신나게 뛰어다녔다. 갯벌을 벗어나니 실크로드 같은 부드러운 모랫길이 나왔다. 모랫길을 건너니 선재도에 다다랐고, 울퉁불퉁 바위 밭이 섬 아래를 둘러쌓고 있었다. 섬 위에 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워주어 사람들은 ..
2008.07.31 -
2007.10.13 워터피아에서 미아 되기
2007.10.13 토요일 부천 는 크게 유수풀과 파도풀로 나뉘었다. 들어서자마자 한 가운데에 말 그대로 파도처럼 물결치는 파도풀이 거대한 해변처럼 넘실넘실 펼쳐져 있었고, 파도풀 양 옆으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온 것처럼 유수풀이 이어져 있었다. 파도풀을 보자마자 영우와 나는 준비 체조도 잊은 채, 자석에 끌려가듯 파도풀 속으로 텀벙 뛰어들었다. 나는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다가 내친 김에 유수풀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튜브를 끼고 철퍼덕 철퍼덕 정신없이 헤엄쳐 가는데, 뒤에서 엄마와 영우가 "상우야! 같이 가! 너만 혼자 가면 어떡해?", "형아! 나랑 같이 가!" 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는 나에게 영우를 맡기고 먼저 한 바퀴 돌고 있으라고 하고는 아빠에게로 가셨다. 그래서 영우와..
2007.10.13 -
2007.06.16 자라와 미꾸라지
2007.06.16 토요일 오늘 내 친구 지훈이가 5번째 쯤으로 우리 반에 어항을 가져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물고기가 아니라 평범한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온 것이긴 하지만, 그건 자라와 미꾸라지였다. 나는 궁금증이 3가지가 생겼다. 첫째, 자라는 몰라도 대체 어디서 미꾸라지를 구하였는가? 둘째, 어항 물이 왜 이리 쬐끔 밖에 안 채워졌는가? 그리고, 어항의 칸도 좁은데 왜 더 좁아지게 커다란 돌 무더기들을 갖다가 넣었는가? 이 세 가지는 나중에 지훈이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자라와 미꾸라지부터 살펴 보았다. 나는 쉬는 시간마다 교탁 위에 있는 그 어항을 보러 앞으로 나갔다.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모여 들었다. 처음에는 겁이 좀 났지만 차츰 자라의 등 껍질도 만져보고 머리도 쓰다듬었다. 미꾸라지는 만져보..
2007.06.16 -
2006.06.01 바닷속 모습
2006.06.01 목요일 이 그림은 제가 6살 때 그린 바닷속 풍경 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보라색은 물고기의 집이고요, 바로 위의 갈색은 굴뚝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거북이가 있어요. 창문이 달려 있는 중간 아래는 거북이의 집이죠. 그리고 그 위에는 하늘색 물고기 있죠? 물고기 머리 앞에 보따리를 지고 있는 것은 새로 엄마를 따라 이사온 아기 불가사리 랍니다. 아기 불가사리 밑은 엄마 불가사리 이구요, 엄마 불가사리 옆에 있는 것은 새로 이사온 불가사리 가족의 화려한 집입니다.
2006.06.01 -
2005.07.31 태양과 바다와 나 (여름 방학 숙제 - 여행 글 모음: 바다 이야기 2/4)
태양과 바다와 나 2005.07.31 나는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엄마, 아빠와 꼭 붙어 다녔다. 파도가 우리들을 갈라 놓을 만큼 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파도가 덮쳐와서 튜브가 벗겨질 뻔 하였다. 엄마는 땅에 머리를 박았다. 엄마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선글라스는 물에 젖어 눈은 찡그리고 머리에는 진흙이 묻어 돌처럼 보였다. 거기다가 아기처럼 "여보, 나 진짜 아퍼!" 했다. 다시 푸른 물살이 내 몸을 감쌌다. 나는 신나게 헤엄치다가 내 뒤를 따라 오던 파도에서 물고기 한마리가 뿅 뛰어 오르더니 다시 물 속으로 들어 갔다. 그건 바다가 나에게 준 선물같은 거였다. 나는 튜브에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뜨거운 태양과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푸른 하늘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넓고 푸른 하늘을 가진 바다가 부러웠다...
200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