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입(3)
-
은행에서 동전 바꾸기
2010.08.03 화요일 이삿짐을 싸느라 내 방 정리를 하다가, 낡은 돼지 저금통 하나를 발견했다. 미술 보관함에 묻어두었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이 돼지 저금통은, 낡아서 금이 쩍쩍 가있는 부분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저금통 안에는 밑바닥을 묵직하게 채우는 돈이 있었다. 동전을 흔드니 쐐아쐐아~! 소리가 났다. 나와 영우는 저금통을 흔들어서, 동전 넣는 구멍으로 동전을 빼내었다. 동전은 잘 나오지도 않고 생각보다 양도 훨씬 많았다. 동전은 정말 양이 줄지 않는 것처럼, 계속 찔렁찔렁~ 침대 바닥에 쏟아졌다. 나와 영우는 돈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놀라서 눈알이 빠질 것처럼 동그래지고, 입이 동굴처럼 쩍 벌어졌다. 동전은 계속 쏟아지더니 결국에는 저금통 바닥을 들어내고, 내 침대 위에 기분 좋게 ..
2010.08.04 -
뒤죽박죽 샌드위치
2009.09.19 토요일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실과 수업으로 기다렸던 샌드위치 만들기 실습을 하는 날이다. 우리 2모둠에서는 샌드위치에 들어갈 참치, 마요네즈, 고구마 다진 것, 삶은 계란 다진 것과 추가로 햄과 무, 토마토까지 각자 나누어 준비해왔고, 나는 식빵을 두 봉지 가져왔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타를 만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흥분해 있었다. 모둠마다 "잘 만들 수 있을까?", "어떡하지? 재료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 하며 손짓하고 말소리를 크게 내서 열을 올리고 왁자지껄하였다. 선생님의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무섭게, 우리는 샌드위치 만들기에 돌입했다. 예진이는 삶은 계란을 반으로 갈라, 노른자는 빼고 흰자위를 칼로 부드득 닥닥~ 잘게 다졌다. 그 옆에 민영이는 또 ..
2009.09.21 -
태양을 끄는 수레
2008.09.02 화요일 합동 체육 시간, 우리는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가 공 주고 받기를 하며 몸을 풀었다. 마침 하늘엔 구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가을 햇볕이 살을 태울 것 같은 기세로 이글거렸다. 선생님께서 이번 가을 운동회 때,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수레 끄는 단체 경기를 할 거라고 하시면서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먼저 우리 반을 여자, 남자 8명씩 4조로 나누고, 1조에 4명씩 또 앞조와 뒷조로 나눈다. 그리고 앞조와 뒷조에서 각각 수레에 탈 사람과 수레를 끌 사람을 1명씩 정한다. 이렇게 해서 2사람이 수레에 타면, 수레를 끄는 2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깃발 반환점을 돌아 다음 팀에게 바톤 터치하는 합동 경기다. 선생님께서 몇몇 여자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게 하시고나서, 우..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