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 중학교의 불티 나는 매점
2011. 3. 5. 09:00ㆍ일기
<청운 중학교의 불티 나는 매점>
2011.03.04 금요일
오늘은 입학식을 한지 3일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아직 학교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진 못하지만, 학교 뒤편에 있는 매점에 나는 꼭 가보고 싶었다. 가끔 초등학교 때부터 중, 고등학교에 가면 매점이 있다는 소리에 솔깃했는데...
매점에는 값도 싸고 맛도 좋은 음식들을 팔아서, 학생들은 매점 음식을 먹는 걸 아주 즐긴다고 한다. 비록 영양가는 없을지라도! 나는 점심을 푸짐하게 먹은 후, 여기저기 산책하다가 드디어 매점에 들러보았다.
그런데 매점 주위에 무슨 큰일이 났는지, 이상하게 학생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그리고 매점 문앞에서는 한 아저씨가 효자손처럼 생긴 막대기를 들고 휘두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계셨다. 나는 무슨 큰 싸움이 난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매점으로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던 것이다. 꼭 사탕 떨어진 곳에 개미가 꼬인 것처럼 학생들은 부글부글 몰려있었다.
만약에 위성사진을 찍어도 청운 중학교 매점에 사람이 모여드는 게 보일 것 같았다. 매점은 작은데 전교 학생 894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려고 하니, 퇴근시간 지하철처럼 미어터질 만도 하지! 막대기를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던 아저씨는, 질서없이 꾸역꾸역 들어가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서 계셨던 것인데, 몇몇 선배들이 힘으로 마구 밀어서 비집고 들어가, 아저씨가 "어어!" 하고 밀리면서 길을 내주었다.
아저씨는 흥분해서 형아들이 마구 밀치고 들어갈 때마다, 막대기를 휘두르며 "야, 이놈아! 너 이름 뭐야? 이놈아!" 하셨다. 그렇게 화를 내시는데도 용기있는 건지, 아니면 겁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형아들은 아저씨를 정면으로 부딪쳐서 밀치고 들어갔다. 그렇게 밀치면서 조금씩 들어가는 학생 수가 계속되면서, 매점 안의 학생 수와 매점 밖의 학생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꼭 초등학교 때 배운 동물의 먹이 피라미드 순환이 생각나 어이없게 웃음이 나왔다.
그때 또 한 선배가 아저씨를 뚫었고, 목욕탕 하수구 구멍으로 한꺼번에 물이 흘러들어가듯 많은 학생이 우르르 몰려서 들어갔다. 나도 그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뒤에서 밀치는 아이들 틈에 끼어 매점 안으로 들어갔다. 매점 안도 바깥보다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니었다. 매점 안에는 계산대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려고 새치기를 하는 파렴치한 선배들도 있었고, 먹을 것을 샀는데 사람들 사이에 끼어 어쩔 줄 모르는 키 작은 아이도 있었다.
그때 또 아저씨의 고함이 들리더니, 아직 아무도 나가지 못했는데, 학생들이 다시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간 사람은 없는데, 갑자기 사람이 더 밀려들어 오니 매점 안은 일제히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학생들은 무질서하게 뒤엉킨 상태였고, 마치 전쟁이 나서 폭격 맞은 바다 위에 떠,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나는 바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람처럼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가, 기적적으로 계산대 앞에 서서 계란과자와 참맛 우유를 샀다.
나는 과자와 우유를 사놓고도 뭘 한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나는 어깨로 몸싸움을 하듯이 아이들을 밀치면서 간신히 나왔다. 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는 안도의 숨을 꽤 길게 내쉬었다. 얼마 전에 졸업을 해서 오랫동안 우유를 챙겨 마시지를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우유 급식을 하지 않아서 더 우유가 그리웠었다. 나는 매점이랑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유롭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벌컥벌컥 우유를 마셨다. 음~ 자유의 맛이군!
2011.03.04 금요일
오늘은 입학식을 한지 3일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아직 학교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진 못하지만, 학교 뒤편에 있는 매점에 나는 꼭 가보고 싶었다. 가끔 초등학교 때부터 중, 고등학교에 가면 매점이 있다는 소리에 솔깃했는데...
매점에는 값도 싸고 맛도 좋은 음식들을 팔아서, 학생들은 매점 음식을 먹는 걸 아주 즐긴다고 한다. 비록 영양가는 없을지라도! 나는 점심을 푸짐하게 먹은 후, 여기저기 산책하다가 드디어 매점에 들러보았다.
그런데 매점 주위에 무슨 큰일이 났는지, 이상하게 학생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그리고 매점 문앞에서는 한 아저씨가 효자손처럼 생긴 막대기를 들고 휘두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계셨다. 나는 무슨 큰 싸움이 난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매점으로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던 것이다. 꼭 사탕 떨어진 곳에 개미가 꼬인 것처럼 학생들은 부글부글 몰려있었다.
만약에 위성사진을 찍어도 청운 중학교 매점에 사람이 모여드는 게 보일 것 같았다. 매점은 작은데 전교 학생 894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려고 하니, 퇴근시간 지하철처럼 미어터질 만도 하지! 막대기를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던 아저씨는, 질서없이 꾸역꾸역 들어가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서 계셨던 것인데, 몇몇 선배들이 힘으로 마구 밀어서 비집고 들어가, 아저씨가 "어어!" 하고 밀리면서 길을 내주었다.
아저씨는 흥분해서 형아들이 마구 밀치고 들어갈 때마다, 막대기를 휘두르며 "야, 이놈아! 너 이름 뭐야? 이놈아!" 하셨다. 그렇게 화를 내시는데도 용기있는 건지, 아니면 겁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형아들은 아저씨를 정면으로 부딪쳐서 밀치고 들어갔다. 그렇게 밀치면서 조금씩 들어가는 학생 수가 계속되면서, 매점 안의 학생 수와 매점 밖의 학생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꼭 초등학교 때 배운 동물의 먹이 피라미드 순환이 생각나 어이없게 웃음이 나왔다.
그때 또 한 선배가 아저씨를 뚫었고, 목욕탕 하수구 구멍으로 한꺼번에 물이 흘러들어가듯 많은 학생이 우르르 몰려서 들어갔다. 나도 그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뒤에서 밀치는 아이들 틈에 끼어 매점 안으로 들어갔다. 매점 안도 바깥보다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니었다. 매점 안에는 계산대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려고 새치기를 하는 파렴치한 선배들도 있었고, 먹을 것을 샀는데 사람들 사이에 끼어 어쩔 줄 모르는 키 작은 아이도 있었다.
그때 또 아저씨의 고함이 들리더니, 아직 아무도 나가지 못했는데, 학생들이 다시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간 사람은 없는데, 갑자기 사람이 더 밀려들어 오니 매점 안은 일제히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학생들은 무질서하게 뒤엉킨 상태였고, 마치 전쟁이 나서 폭격 맞은 바다 위에 떠,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나는 바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람처럼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가, 기적적으로 계산대 앞에 서서 계란과자와 참맛 우유를 샀다.
나는 과자와 우유를 사놓고도 뭘 한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나는 어깨로 몸싸움을 하듯이 아이들을 밀치면서 간신히 나왔다. 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는 안도의 숨을 꽤 길게 내쉬었다. 얼마 전에 졸업을 해서 오랫동안 우유를 챙겨 마시지를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우유 급식을 하지 않아서 더 우유가 그리웠었다. 나는 매점이랑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유롭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벌컥벌컥 우유를 마셨다. 음~ 자유의 맛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