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오르기
2009. 8. 4. 09:33ㆍ일기
<뒷산 오르기>
2009.08.01 토요일
친구들과 아파트 단지를 구석구석 뛰어놀다가, 5단지 뒤쪽에 있는 등산로 입구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나, 영우, 석희, 경훈이, 경훈이 동생 지훈이, 이렇게 우리 5명은 땀에 촉촉 젖은 채,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무턱대고 천보산 등산로로 향하는 나무계단을 올랐다.
나무 계단을 다 올라가기도 전에 나는 벌써 다리가 후들거리고, 앞머리에 물방울 같은 땀이 맺혔다.
동작이 빠른 석희와 지훈이가 계단을 몇 칸씩 펄쩍 뛰어올라, 등산로로 시작하는 작은 나무문을 삐끽~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뒤에 처진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손으로 문을 꽉 막았다. 몸집이 큰 경훈이와 나는 똥 누듯이 '이이이익~' 힘을 주어 문을 밀어젖혔다.
시원하게 우거진 나무 사이로 난, 좁다랗고 가파른 등산길을 따라 오르니, 중간중간 나무계단이 이어졌다 끊어졌다 했다. 무언가 머리 위를 윙윙~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는 고개를 낮추며 말했다. "얘들아, 조심해! 이시기에는 말벌이 교미를 할 때라서 말벌이 많이 사나워!" 그러자 경훈이가 "괜찮아, 상우야, 우리가 며칠 전에 여기 와봤는데, 말벌 따위는 없더라고!" 하며 씩씩하게 걸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고 멀었다. 가끔 천둥도 쿠구궁! 쳤다. 우리는 어떤 두 갈래길을 만나서, 나, 영우, 경훈이는 왼쪽 비탈길로, 석희와 지훈이는 오른쪽 나무 계단 길로 갔다. 우리 길은, 오른쪽 계단 길과 이어져 있어, 다시 석희 팀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흙길이라서, 바닥이 판판하고 나무들이 고르게 나있었는데, 서서히 길이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크고 굵은 나무뿌리들이 땅 위로 솟아나와, 길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바윗돌들이 울컹불컹 튀어나와 점점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나는 몇 번이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긁혀 주저앉고 싶었지만, 꿋꿋하게 전진하는 아이들을 보고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침 풀숲에 굴러다니는 길고 튼튼한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 삼아 툭, 툭 짚으며 걸었다. 한결 낫군! 나는 속으로 노래까지 했다. 산꼭대기에 꿀이 있다~ 산꼭대기로 가자~
얼마만큼 왔을까? 나무들 사이 너머로 웅장한 천보산 암벽이 보이고, 아득한 암벽 꼭대기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더 오를 수 없음을 알았다. 어느새 천둥이 산을 지키는 사자처럼, 우리보고 내려가라는 듯이 '쿵 쿠와앙!' 하고 으르렁거렸다. 지그재그 모양의 번개도 산 위에 하늘을 새하얗게 번쩍 들었다 놓았다.
"야, 비 오겠어! 어서 집에 가자!" 우리는 무엇에 쫓기는 산짐승처럼 허겁지겁 산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판다같이 지팡이를 한번 찍고 몸 한번 날리고, 지팡이 찍고 한번 뛰고 이런 식으로 내려갔는데, 아이들보다 훨씬 뒤처졌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다음번엔 장비를 제대로 갖추어 산꼭대기에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찼다.
2009.08.01 토요일
친구들과 아파트 단지를 구석구석 뛰어놀다가, 5단지 뒤쪽에 있는 등산로 입구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나, 영우, 석희, 경훈이, 경훈이 동생 지훈이, 이렇게 우리 5명은 땀에 촉촉 젖은 채,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무턱대고 천보산 등산로로 향하는 나무계단을 올랐다.
나무 계단을 다 올라가기도 전에 나는 벌써 다리가 후들거리고, 앞머리에 물방울 같은 땀이 맺혔다.
동작이 빠른 석희와 지훈이가 계단을 몇 칸씩 펄쩍 뛰어올라, 등산로로 시작하는 작은 나무문을 삐끽~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뒤에 처진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손으로 문을 꽉 막았다. 몸집이 큰 경훈이와 나는 똥 누듯이 '이이이익~' 힘을 주어 문을 밀어젖혔다.
시원하게 우거진 나무 사이로 난, 좁다랗고 가파른 등산길을 따라 오르니, 중간중간 나무계단이 이어졌다 끊어졌다 했다. 무언가 머리 위를 윙윙~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는 고개를 낮추며 말했다. "얘들아, 조심해! 이시기에는 말벌이 교미를 할 때라서 말벌이 많이 사나워!" 그러자 경훈이가 "괜찮아, 상우야, 우리가 며칠 전에 여기 와봤는데, 말벌 따위는 없더라고!" 하며 씩씩하게 걸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고 멀었다. 가끔 천둥도 쿠구궁! 쳤다. 우리는 어떤 두 갈래길을 만나서, 나, 영우, 경훈이는 왼쪽 비탈길로, 석희와 지훈이는 오른쪽 나무 계단 길로 갔다. 우리 길은, 오른쪽 계단 길과 이어져 있어, 다시 석희 팀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흙길이라서, 바닥이 판판하고 나무들이 고르게 나있었는데, 서서히 길이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크고 굵은 나무뿌리들이 땅 위로 솟아나와, 길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바윗돌들이 울컹불컹 튀어나와 점점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나는 몇 번이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긁혀 주저앉고 싶었지만, 꿋꿋하게 전진하는 아이들을 보고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침 풀숲에 굴러다니는 길고 튼튼한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 삼아 툭, 툭 짚으며 걸었다. 한결 낫군! 나는 속으로 노래까지 했다. 산꼭대기에 꿀이 있다~ 산꼭대기로 가자~
얼마만큼 왔을까? 나무들 사이 너머로 웅장한 천보산 암벽이 보이고, 아득한 암벽 꼭대기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더 오를 수 없음을 알았다. 어느새 천둥이 산을 지키는 사자처럼, 우리보고 내려가라는 듯이 '쿵 쿠와앙!' 하고 으르렁거렸다. 지그재그 모양의 번개도 산 위에 하늘을 새하얗게 번쩍 들었다 놓았다.
"야, 비 오겠어! 어서 집에 가자!" 우리는 무엇에 쫓기는 산짐승처럼 허겁지겁 산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판다같이 지팡이를 한번 찍고 몸 한번 날리고, 지팡이 찍고 한번 뛰고 이런 식으로 내려갔는데, 아이들보다 훨씬 뒤처졌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다음번엔 장비를 제대로 갖추어 산꼭대기에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