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008.01.02 수요일 오랜만에 추위가 녹은 잔잔한 날씨였다. 피아노 학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집 우편함에 쌓여 있는 수북한 우편물 더미 속에서, 내 앞으로 온 편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크리스마스 때 내가 보냈던 편지에 대한 답장이, 어렸을 적 미술 학원 선생님에게서 온 것이다. 멋진 솔부엉이 우표도 함께 붙여져서! 선생님의 답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신기하게도 미술학원 시절의 기억들까지 한장 한장 책을 펼치듯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5살 때던가, 내가 처음 미술학원에 들어가 적응을 못 하고 낑낑대다가, 바지에 똥을 쌌을 때, 나를 화장실로 데려가 번쩍 안아 들고 수돗물로 닦아주셨던 기억부터, 7살 졸업반 마지막 사진 찍을 때까지 나를 돌보아주셨던 기억들..
2008. 1. 3. 0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