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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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 위에 봉사활동
2013.06.27 목요일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다리에서 후루룩~ 힘이 빠져나가고, 온몸과 머리에서는 '힘들다, 힘들어!' 하는 말만 맴도는데, 내 발은 기계적으로 한걸음 한걸음 산 정상을 향해 내딛는다. 오늘 우리 학교가 봉사활동을 하러 인왕산 꼭대기를 향해 행군하는 중이다. 머리 위 뙤약볕은 내 몸을 녹여버릴 듯이 이글거리고 있다. 몸에서는 뜨거운 물에서 막 빼낸 빨래를 쫙~하고 짜는 것처럼 땀이 샘솟는다. 몸은 땀 범벅이 되어 미끄적흐느적거리면서 한걸음 내딛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이게 뭔 봉사활동이야?'하는 아이들의 불평 소리가 산을 메운다. 나는 처음엔 안간힘을 써서 선두에 나섰는데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어느새 같이 산을 오르던 아이들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
2013.06.28 -
시원하게 자른 머리
2013.06.22 토요일 나는 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이지만, 요즘 들어서 날로 길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에 오토바이 헬멧을 쓴 것처럼 답답하고 쉽게 땀이 차서, 언젠가 날을 잡아서 머리를 자르겠다고 별렀고 마침 오늘 여유가 생겼다. 미용실은 주말이라 손님이 있어서 좀 기다려야 했다. 두 명의 손님이 자리에 앉았다가 몇 분 뒤 말쑥해진 얼굴로 일어났고, 내 차례가 되었다. 미용사 아주머니는 내 어깨에 파란 천을 두르며 물어보셨다.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어, 그냥 시원하게 잘라주세요." 아주머니는 가위로 내 머리카락을 한줌 한줌씩 쥐고 깎아가기 시작했다. 내 머리에서 검은 머리카락 뭉치들이 떨어질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사과 껍질 깎을 때 나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날 때마다 점점 머리에 ..
201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