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선동의 신발가게
2011.09.25 일요일 얼마 전, 나는 내 발과 1년 동안 함께 했던 운동화를 도둑맞았다. 처음에 살 때는 90% 정도 세일을 받아 아주 번드르르한 새것으로 샀었고, 감촉도 폭신하고 신이 났었다. 도둑맞기 며칠 전의 내 신발은 꼭 외로운 노인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밑창과 신발 몸을 이어주는 부분이 까지고 있었다. 흙먼지에서 뒹굴어서 그런지 주름 사이에는 누우런색 모래가 가득 끼어 있고, 뒷굽은 짓눌려져 있었다. 그런 신발이 없어지니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평소에 신발에 별로 신경을 안 썼던 것이 생각나, 신발을 새로 장만해야겠다는 굴뚝같은 마음이 들었다. 잊어버린 신발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우선 이 근처에 신발가게를 찾아보아야 했다. 그런데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 집 근처에 대형 할인 마트가 없는 ..
2011. 10. 6.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