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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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에서 만난 가을
2010.10.10 일요일 오늘은 일산에 있는 호수공원에 갔다. 나와 영우가 시험 준비 기간인데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고 투닥투닥 다투니까, 엄마가 그 꼴을 못 보시겠다며 어디론가 가자고 하셨다. 엄마는 가을의 정취도 느끼고 야외에서 공부도 하자고 하셨다. 우리는 배가 고파 호수에 가까운 풀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엄마가 싸온 맛있는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주먹밥, 김밥, 할머니가 시골 산소에 갔다가 따오신 토실토실 익은 밤, 할아버지께서 사오신 호두과자, 사과, 참외, 엄마는 이렇게 많은 것을 싸서 오셨다. 우리는 먹이에 굶주렸던 다람쥐처럼 배가 터지도록 먹고, 주섬주섬 각자 배낭에서 공부할 것을 꺼내었다. 하지만, 공부를 얼마 시작한 지도 안 됐는데, 어느새 나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바지를 입..
2010.10.14 -
2006.11.05 나뭇잎 비
2006.11.05 일요일 오늘따라 호수 공원에 날씨는 아주 맑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차가왔다. 호수 공원 전체에 나뭇잎이 엄청나게 깔려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대이동을 하였다. 나뭇잎을 밟으니 바스락 톡톡 팝콘 튀기는 소리가 났다. 게다가 햇빛에 나뭇잎이 금빛 은빛으로 빛나서 내가 수많은 보물을 밟고 지나는 부자가 된 것 같았다. 나와 영우는 나뭇잎을 긁어 모아 나뭇잎 산을 만들고 공중에 엄청난 나뭇잎 비를 뿌렸다. 우리는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며 날뛰었다.
2006.11.05 -
2005.10.09 노래하는 분수
2005.10.09 일요일 나는 호수공원 끝에서 노래하는 분수를 보았다. 하늘엔 구름들이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나는 분수대 앞에서 춤을 추었다. 분수 어디선가 음악을 틀어주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나 보다. 나는 바람에 실려오는 음악 소리가 신이나서 핑그르르르 돌며 춤 추었다. 영우도 나는 연습을 하듯이 춤 추었다. 엄마는 그걸 보고 깔깔깔 하늘 보며 박수를 쳤다. 나는 너무 어지러워서 땅 바닥에 주저앉아 바람으로 땀을 식혔다. 분수도 잠깐 노래를 멈추고 스스로 물을 뿜어 땀을 식히는 것 같았다.
200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