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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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녹이는 아이스 홍시
2008.06.16 월요일 4교시 수업 시간이 끝나고, 급식을 먹기 전 청소하는 도중에, 우리 반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지?'하고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보았다. 오늘 나오는 급식에 아이스 홍시가 나온다는 거였다. 아이스 홍시?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나는 아이들이 그렇게 설레어 하는 아이스 홍시 맛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급식을 받아보니, 아이스 홍시는 투명한 플라스틱 그릇에 오목하게 담겨 있었다. 토마토처럼 붉은색이었고, 탱탱한 모양에서 서리처럼 하얗게 차가운 기운이 샤아아 뿜어져 나왔다. 나는 젓가락으로 요놈을 콕 찔러 들어 올려서 한입 '스읍' 베어 물었다. 입 안에서 차가운 눈을 먹는 것처럼 사르르 녹아들더니, 온몸이 찌릿찌릿해져서 나는 "오오우!" ..
2008.06.18 -
사탕
2007.11.28 수요일 학교에서 영어 특강이 있는 월요일과 수요일은 수업을 마친 후 교실 청소를 두 명씩 번갈아가며 하는데, 오늘은 5학년 예슬이 누나와 내 차례다. 누나와 나는 교실을 반으로 나누어 비질하였다. 나는 책상과 의자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먼지와 종이 쪼가리를 싹싹 쓸어담아 쓰레기통에 버렸고, 흐트러진 책상을 바로잡아 줄을 맞추었다. 청소가 끝나고 영어 선생님께서 잘했다고 막대 사탕 한 개씩을 주셨다. 나는 "고맙습니다!"하고, 사탕을 싼 종이 껍데기를 벗겨 잠바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사탕을 입에 물고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데 사탕이 너무 달콤해서 나도 모르게 "음~"하고 눈을 감았다. 구슬 같은 동그란 사탕 알을 입 속에 넣고 굴려가며 먹었는데, 딸기 밀크 셰이크 맛이 혀끝부터 입 안..
2007.11.29 -
2007.09.15 토굴 새우젓
2007.09.15 토요일 1교시 읽기 시간이었다. 오늘은 토굴 새우젓에 대해 배웠다. 토굴 새우젓 이야기를 다른 모둠이 읽고 있을 때, 너무 열중해 들어서 그런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토굴 새우젓의 짠 맛이 입 안에 느껴지는 것이었다. 혀 가장자리에서 짭잘하고 떨떠름한 맛이 계속 맴돌았다. 그 맛을 느끼려고 나도 모르게 입술을 쭈욱 내밀어 쩝쩝거렸다. 5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오젓이고, 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육젓이고, 가을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추젓이고,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잡은 어린 새우로 만든 젓은 자하젓이라고 한다니 읽으면서 왜 이렇게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지, 읽기만 해도 맛있고 배가 불렀다. 내가 많이 먹어보지 않았던 새우젓에 대한 글을 읽고도 그 맛이 ..
200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