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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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간 그릇
2008.10.14 화요일 1교시, 선생님께서 "오늘 미술 수업을 야외에서 할까? 안에서 할까?" 하시자, 아이들은 귀청이 떨어져라, "야외에서 해요!" 하고 소리 질렀다. 해는 반짝 나고 하늘은 높고, 풀밭은 촉촉하고 나무는 울긋불긋 빛났다. 우리는 운동장 스탠드에 모여 앉아 수업 준비를 했는데, 꼭 높은 산에 올라앉은 기분이 들었다. 모두 준비해온 찰흙을 꺼내어 조물딱 조물딱 만들기를 시작했다. 옆에 앉은 석희는 찰흙을 가져오지 않아서, 선생님께서 한 덩이씩 나눠주신 것으로는 턱도 없이 모자랐다. 마침 난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넉넉히 준비해 온 찰흙을 석희에게 자랑스럽게 뜯어주었다. 난 크고 넓적한 국수 그릇을 만들었다. 크게 만들다 보니까 너무 얇아져서 잔금이 쩍쩍 나는 것이었다. 잔금에 자꾸 ..
2008.10.15 -
어느 돌고래의 생일 잔치
2008.08.07 목요일 오후 1시, 뚜룰루룰루룰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나는 허둥지둥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치타가 들어오더니 한쪽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쪽 손은 축 늘어뜨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하고 간신히 말했다. 치타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오늘 해야 할 과제를 한꺼번에 몰아서 빨리 풀고 오느라 무지 힘들었다고 하며 계속 숨을 몰아 내쉬었다. 숨을 돌린 치타는 마루에 앉아 "이거 되게 좋은 거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져!" 하며 나무 퍼즐 선물을 꺼내 보였다. 나는 피라미드처럼 멋진 나무 퍼즐을 보며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친구들이 오지 않아 나는 점점 초조해지..
2008.08.13 -
2006.12.05 얼음 깨기 놀이
2006.12.05 화요일 기말고사를 마치고 기준이와 함께 후문 주차장에서 얼음을 깨고 놀았다. 나는 기말고사가 끝나니 속도 후련했고 고인 물이 언 곳을 발로 툭툭 깨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얼음은 왠간해서 잘 깨지지 않았다. 돌로 내려쳐도 저저적 금만 갔다. 기준이가 둘이 같이 깨 보자고 해서 높이 뛰어 내려 깨 보았더니 금이 갈라지면서 약간 깨졌다. 깨진 조각을 하나 들어 보았더니 얼음 피자 같았다.
2006.12.05 -
2005.12.11 이탈리아 피짜
2005.12.11 일요일 우리 가족은 외식을 하러 이탈리아 피자집으로 갔다. 나는 자리에 앉아 식당안을 둘러 보았다. 식당 중간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고 나무엔 크리스마스 장식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다. 벽에는 지팡이가 박혀 있었고 국기가 걸려 있고 그 너머엔 피자 굽는 화덕이 보였다. 마치 겨울 철새 한마리가 크리스마스를 찾아서 창문으로 들어올 것 같은 따뜻한 분위기 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피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피자라서 그런지 보통 피자완 모든 것이 달랐다. 맛도 부드럽고 바삭 바삭하고 쫄깃했다. 나는 쉴새없이 흠냠냠냠 들고 먹었다. 영우는 불만이 있다는듯 먹는둥 마는둥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뜨거워서 빨리 못먹고 형아가 너무 빨리 먹어서 불안해서라고 그랬다. 그래서 나는 영우를 안심 시..
200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