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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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더를 타고 날아요!
2010.04.25 일요일 조금은 늦은 저녁에 가족과 걸어나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였다. 나는 시험공부에 매달려 있다가 오랜만에 트라이더라는 기구를 타고, 초저녁에 자유로운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트라이더는 킥보드 비슷한 형태인데, 발판이 양쪽에 한 개씩 있고 다리를 오므렸다가 벌렸다가 하면 그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 기구다. 자전거도 인라인 스케이트도 썩 잘 타지 못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운동 기구였다. 나는 오랜만에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트라이더를 타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영우랑 나는 교대로 트라이더를 탔는데, 서로 한 바퀴만 한 바퀴만 하면서 더 욕심을 내다가, 꽥~하고 으르렁대며 싸우기까지 했다. 엄마는 화가 나서 트라이더를 압수하려 하셨다. 트라이더는 아..
2010.04.29 -
폭포 분수대
2008.08.15 목요일 나는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에서 트라이더를 한바탕 신나게 탄 다음, 땀을 식히러 분수대 쪽으로 걸어갔다. 마침 땅에서 위로 총총 솟아오르며 아이들과 노는 분수대가 나더러 오라는 듯 손짓하였다. 그러나 나는 분수대를 외면하고 그 위에 있는 폭포 분수대 쪽으로 더 올라갔다. 왜냐하면, 지난 여름 분수대에서 놀다가 잠깐 분수가 꺼졌을 때, 호기심에 분수가 나오는 구멍에 엎드려서 얼굴을 바짝 대고, 언제 다시 물이 나오나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푸아~!' 하고 솟아오르는 물줄기에, 거세게 얼굴을 맞고 놀라서 뒤쪽으로 몸이 휘청하며 밀려나가더니, 코로 물이 들어가고, 코로 들어간 물이 입으로 다시 켁켁 나왔다. 안경에도 물이 차서 앞이 안 보여 비틀거리는 순간 다..
2008.08.25 -
나의 여름 방학 계획
2008.07.18 금요일 우리 반은 미국에서 와서 한동안 같이 공부했던 성건이가, 방학이 끝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볼 수 없게 되는 것을 섭섭해하며, 왠지 조금 우울한 기분으로 방학을 맞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번 방학 때 하고 싶은 것과,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나누어 곰곰이 생각하며 걸었다. 먼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니, 마음속에서 시냇물이 졸졸 흐르듯, 하고 싶은 일들이 흘러 넘쳤다. 가족과 여행하기, 곤충 박물관에 가보기, 영화 보기, 영우와 신나게 뛰어놀기, 온 동네를 다니며 무엇이 있나 샅샅이 관찰해보기, 배낭 메고 천보산 정상에 올라가기, 지는 노을을 보며 베란다에 돗자리 깔고 앉아 레모네이드 마시기, 가끔 늦은 밤에 엄마, 아빠와 TV 콘서트 7080 음악..
200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