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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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6 생활 계획표
2006.07.06 목요일 슬기로운 생활 시간에 우리는 요번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생활 계획표를 만들었다. 나는 먼저 아침 시간에 요즘 내가 살이 통통하게 쪘으므로 운동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운동이라고 적어 놓았다. 나는 사실 오전에 하고 싶은 일은 학교도 안가니까 푹신 푹신한 내 침대를 둥우리삼아 뒹굴면서 실컷 책을 읽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오후엔 피아노 학원에 가서 피아노를 열심이 치겠다고 적어 놓았다. 나는 하루빨리 피아노를 잘 쳐서 날개를 단듯 연주해 보고 싶어서다. 계획표를 짜면서 '내가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 "낮잠 자기는 왜 꼈니? 책 읽기로 바꿔!" 하시면서 책 읽기로 바꿔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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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4 할아버지
2006.07.04 화요일 우리는 고려대 병원에 가서 응급실을 찾았다. 먼저 도착한 삼촌이 대기실 문 앞에서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니까 빈 병원 침대 위에 할머니가 창백한 얼굴로 앉아 계셨다. 엄마와 할머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검사를 마치고 침대에 실려 나오셨다. 할아버지는 온 몸에 링겔 바늘을 꼽고 눈을 가늘게 뜨고 계셨다. 마치 비가 오면 꺼질 것같은 촛불처럼 할아버지는 힘없이 누워 계셨다. 할아버지가 점심을 잡수시고 바람을 쐬러 산에 올라 갔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가족들을 불러 모아 할아버지 뇌 사진을 보여 주셨다. 할아버지의 왼쪽 뇌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뇌경색이라고 하였다. 나는 너무 조마 조마하여 가슴이 쿵 쿠르릉 ..
200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