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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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파도타기
2013.08.10 토요일 저녁 7시,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 하러 가는 길!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쏟아지는 인파를 뚫고 아빠를 놓치지 않으려 나랑 영우는 기를 쓰고 따라붙고, 저 멀리 뒤에 엄마가 땀을 닦으며 따라오신다. 지난 촛불집회 때는 3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오늘은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까? 혹시 내 옆의 사람도, 그옆의 사람도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바삐 걷는 건 아닐까? 서울광장 가는 도로변에는 경찰버스가 끝 없이 늘어서 있다. 도로에는 경찰들이 조를 이루어 이리저리 계속 왔다갔다 하였고, 6.25 전쟁 흑백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사이로 사람들이 오고가느라 북새통인데, 자꾸 누군가가 "서울 광장에 10만 명 동원한다고 큰소리 떵떵 치더니 2,3천 ..
2013.08.12 -
33세의 우리 할아버지
2011.04.06 수요일 케이크는 아담한데 나이가 많아서, 초를 꽂아놓을 자리가 빡빡했다. 오히려 케이크보다 초가 위협적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문득 슬픈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78세가 되어서, 내 생일 케이크에 더 초를 꽂을 자리가 별로 없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기분이 우울할까? 오늘은 우리 외할아버지의 78번째 생신이다. 할아버지는 인생을 아주 검소하게 사셨고, 그래서 자식들이 칠순 잔치해주는 것도 거절하셨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반찬 한번 바꾸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오신 분이다. 오늘 맞는 생신은 우리가 함께 살고 있으므로, 거창하지는 못하더라도 진심을 담아서 정성껏 축하해드리고 싶었다. 평소에 뇌경색이라는 병을 앓고 계셔서 표정이 굳으셨고 말씀도 잘 못하시지만, 언제나 우리를 걱정해주시고..
201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