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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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간 그릇
2008.10.14 화요일 1교시, 선생님께서 "오늘 미술 수업을 야외에서 할까? 안에서 할까?" 하시자, 아이들은 귀청이 떨어져라, "야외에서 해요!" 하고 소리 질렀다. 해는 반짝 나고 하늘은 높고, 풀밭은 촉촉하고 나무는 울긋불긋 빛났다. 우리는 운동장 스탠드에 모여 앉아 수업 준비를 했는데, 꼭 높은 산에 올라앉은 기분이 들었다. 모두 준비해온 찰흙을 꺼내어 조물딱 조물딱 만들기를 시작했다. 옆에 앉은 석희는 찰흙을 가져오지 않아서, 선생님께서 한 덩이씩 나눠주신 것으로는 턱도 없이 모자랐다. 마침 난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넉넉히 준비해 온 찰흙을 석희에게 자랑스럽게 뜯어주었다. 난 크고 넓적한 국수 그릇을 만들었다. 크게 만들다 보니까 너무 얇아져서 잔금이 쩍쩍 나는 것이었다. 잔금에 자꾸 ..
2008.10.15 -
2005.10.25 찰흙송편
2005.10.25 화요일 선생님은 가져온 재료로 송편을 만든다고 하셨다. 난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다. 오늘 가져온 준비물에 송편을 만들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지점토를 나누어 주셨다. 선생님 말씀대로 지점토를 주물러서 굴리다 보니 동글 동굴 한 게 진짜 떡같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그속에다 고무 찰흙을 쫌쫌 떼어 깨설탕처럼 넣고 송편 위를 꾹 누르고 만져주었다. 그러니 더 맛있어 보였다. 심훈이는 송편에 이빨을 대 보았다. 나는 참아야 하느니라 하였다.
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