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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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과 두루미
2013.09.18 수요일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으니까 몸이 뻐근했는데 보름달이 무지 밝았다. 나는 밤 10시,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엄마와 영우와 함께 산책을 다녀 오겠습니다!" 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바깥은 어둡고 캄캄했지만, 조용하게 걷기에는 시원하고 포근한 공기였다. 여기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아파트 단지, 친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곳이다. 아파트 단지 후문 밖을 벗어나자 개천이 가운데 흐르는 산책로 겸, 놀이터가 바로 보인다. 나무 계단을 밟고 내려가 놀이터로 접어드니, 사박사박한 모래길에 걸음이 홀린 듯 척척 걸어진다. 개울가를 따라 잔잔하게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나는 앞장 서 힘 있게 걸었다. 보폭을 넓혔다가 줄였다가, 한쪽 발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뜀박질을 뛰었다가 주저앉았다 하며, ..
2013.09.21 -
마이클 잭슨 - 불멸의 라이브
2009.07.04 토요일 늦은 밤, TV에서 란 프로를 보았다.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을 때 했던, 유명한 공연이라고 해서 나는 열심히 감상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몇가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난 처음에 마이클 잭슨 노래보다 공연장에 사람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마치 바다에 빠진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손을 높이 들어 허우적대는 것처럼, 엄청난 사람 물결이 쳤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에 열광하다 쓰러져서, 힘없이 쑥쑥 뽑혀나가는 갈대처럼 들것에 실려나갔다. 마이클 잭슨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언뜻 분간이 잘 안되었다. 긴 곱슬머리를 묶고, 곱상한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예쁘고 높은 목소리로 힘있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두팔은 흐물흐물 문어처럼 자유롭게..
2009.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