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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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새옷
2014.02.02 일요일 갑오년 새해다.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20년 만에 다시 맞는 갑오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내가 제일 해 보고 싶은 것은 새옷을 사는 일이었다. 구정이 지나고 주머니에 불룩한 세뱃돈에 의지하여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구와 새옷을 사려고 나섰다. 난 지금까지 내 손으로 옷을 사 본 적이 한차례도 없다. 어떻게 입어야 보기 좋은지, 중고생이 입는 기본적인 옷의 종류를 어디서 사는지 알지 못했다. 함께 옷을 사러 따라와준 친구가 없었다면 정말 막막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옷을 아주 잘 입는다. 나처럼 돈이 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멋부리는데 관심이 많은 친구였고 나의 비루한 옷차림을 보는 걸 괴로워하는 친구라서, 함께 가 옷을 골라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친구는 불광동 ..
2014.02.06 -
철규, 부드러운 남자
2013.10.15 화요일 철규는 자기 책상에 놓여 있던 뾰족한 바늘을 들어올린 뒤, 순식간에 천에 한 면의 박음질을 끝내버렸다. 그것도 재봉틀로 박은 것처럼 빠르고 촘촘하게! 바느질이 서툰 대부분의 아이들은 주섬주섬 이제 네바늘 정도 꿰매고 있었다. 나도 손 바느질이라면, 바느질이 생판 처음일 남자 아이들보다 훨씬 잘 할 자신이 있었다. 한때 외과의사가 되어 응급환자의 수술을 하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의료기구 박람회에 가서 꿰맬 때 쓰는 가위를 직접 사서, 베개나 이불, 양말을 수시로 꼬매 본 경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다른 애들보다 빠르게 착착 바느질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앞에 앉아 있는 철규는 이미 한 면을 다 꿰매고 반대쪽 면을 해치우려고 한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해서는 절대..
2013.10.15 -
내 가슴에 떨어진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
2009.07.21 화요일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아주 귀한 책 한 권을 읽었다.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두 달 전,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분이 살아계셨을 때의 추억과 그리움과 아픈 마음을, 여러 어른이 각자 추모 형식으로 글을 써서 모아 낸 것이다. 첫 장을 열면 나오는 추모시부터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어떤 글은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아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어떤 글은 아주 재미있었다. 특히 그분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삶을 요약해서 기록한 글과,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직접 쓰신 사법고시 합격 수기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국민에게 쓰신 편지글이 아주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똑 닮은 훌륭한 지도자, 백범 김구 할아버지의 사진을..
2009.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