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중(2)
-
할머니가 사주신 삼계탕
2009.07.29 수요일 우리는 오랜만에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 갔다. 할머니는 더운 날씨에 오느라 수고했다고 삼계탕을 사주셨다. 그런데 그곳은 할머니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삼계탕 전문점이었다.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줄을 빽빽이 서 있는, 삼계탕의 대가 '토속촌'은, 삼계탕 국물 색깔부터가 누리끼리하지 않고 우유처럼 하얀색이었다. 나는 제일 먼저 삼계탕의 국물을 호우욱~ 넘겼다. 국물이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쓴 향기가 신선하게 느껴져 몸이 떨렸다. 엄마는 국물이 미숫가루처럼 진하다고 하셨다. 영우는 한 숟갈 먹자마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음~ 대박이군!" 하였다. 아빠는 국물을 느끼고 할 것도 없이, 벌써 고기를 해체하고 뜯으면서, 아무 표정없이 먹는 데만 열중하고 계셨다. 할머니는 엄마 닭이..
2009.07.31 -
욕하는 아기
2009.02.22 일요일 일요일 저녁, 아빠 친구 가족을 만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우리는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틈을 타서 밥을 대충 먹고, 식당 안에 있는 놀이방 게임기 앞에서 기웃거렸다. 오락기 앞에는 아이들이 전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신나게 타다다닥~ 버튼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쉬운 대로 구경이라도 하려고, 게임을 하는 아이 자리 뒤에 바짝 파고들어 앉았는데, 바로 옆에서 째지는 소리가 들렸다. "야 이, 병신아, 꺼져! 여기는 내 자리야!" 그 소리의 주인공은 아직 걸음걸이와 몸짓도 엉성한 아기였다. 한 3살쯤 되었을까? 우리 바로 옆자리에서 어떤 중학교 2학년 형아가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조그만 아기가 비키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다. 그것도 욕을 하면서! 중학교 형아는 아기를 보고 어이가 ..
200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