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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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여행을 앞두고
2014.08.06 수요일 '여행'이란 두 글자는 얼마나 오랜만에 써보는 단어인가? 언젠가부터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걸 좋아하는 나의 내향성과 어디 놀러 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우리 집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몇 년간 여행이란 단어를 써 볼 기회가 없었다. 지난 7월 말, 친할아버지, 할머니 생신 때 대구에 내려갔다가, 생신 축하하는 자리에서 할아버지는 당장 전화로 중국행 비행기를 예약하셨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가족 네 명과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 총 여섯 가족의 북경여행을 예약 상담하는 동안 나는 그 옆에서 기분이 얼떨떨했었다.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데다 그 고민과 애증을 항상 격한 말투로 풀어내셔서 듣고 있자면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2014.08.06 -
2006.07.29 파업
2006.07.29 토요일 우리는 차 트렁크에 짐을 꾸역 꾸역 실어 놓고 안면도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우리도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어디서 부턴가 배가 고파오고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배는 밥 달라고 꼬르륵 조르는데 피서가는 차들이 밀려 꼼짝도 안하는 것이다. 창 밖 보니 차들이 긴 기차처럼 이어져서 사고가 나서 한 발자국도 못 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휴게소까지만 참아 보기로 했으나 나는 못 참고 엉엉 울었다. 서해 대교를 거북이처럼 지나 행담도 휴게소에 도착 했을때 우리는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웃음은 문 앞에서 뚝 그쳤다. 휴게소 곳곳에 빨간 파업 깃발이 꽃혀 있었다. 처음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식당가 문에 붙어있는 글을 보곤 실망에 차서 화장실로 갔다. 나는 생각했다. 휴게소 사장이 직원들..
200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