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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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텐트
2007.07.27 금요일 드디어 우리는 동해안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고속 도로는 막히지 않았지만, 시커먼 야산을 따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을 며칠처럼 달려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밤 11시가 지나서 바다고 뭐고 자는 것이 급하였다. 그리고 어렵게 어렵게 속초 해수욕장에 있는 오토 캠프장을 찾아 텐트를 쳤다. 이미 사람들이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해버려서 빙글빙글 돌다가 구석진 곳 네 그루의 앙상한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다. 텐트를 치고 누우니 우리 집같이 안정되고 편안했다. 비록 텐트 지붕에 가려 별을 볼 순 없었지만, 왠지 하늘엔 별이 가득 총총총 떠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자꾸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 텐트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것은 보통 바람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겨냥해서 기습 공격을 하는 ..
2007.07.27 -
2006.10.24 나뭇잎을 찾아서
2006.10.24 화요일 저녁을 먹고 나뭇잎을 줏으러 근린 공원으로 나갔다. 트렉 입구 옆에 소나무가 많은 곳에서 나뭇잎을 찾아 보았다. 싸늘한 바람이 '후어어' 하고 소리를 내며 내 머리 위를 지나갔다. 처음 집은 나뭇잎에는 송충이가 붙어 있었다. 나는 "으아아악" 하면서 그 나뭇잎을 던졌다. 가로등 불빛 아래 까뭇 까뭇한 나뭇잎을 부시럭 부시럭 밟으며 돌아 다니니까 내가 마치 겨울 준비를 하러 나온 두더쥐 같았다. 나는 단풍이나 은행같은 알록 달록한 나뭇잎을 원했지만 모두 갈색이고 낄쭉하고 인디언 깃털같은 모양이었다. 어떤 나뭇잎은 꺼끌 꺼끌했고 어떤 거는 뒷면이 가죽처럼 미끄러웠다. 나뭇잎들은 서로 서로 꼭 끌어 안고 더미로 쌓여 있었다. 아마도 추운 날씨 때문이겠지. 그러고 보니 날이 더 어두워..
2006.10.24 -
2006.05.21 호수 공원 풀밭
2006.05.21 일요일 나는 지금 잔디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 내 앞에는 상수리 나무 어깨 아래에서 해가 방글 방글 빛나고 있다. 그리고 좀 더 먼 곳에는 소나무들이 비행 접시 모양을 이루면서 서 있으며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더 먼 곳에는 나무 위로 분수가 솟구치고 있었다. 눈 앞이 온통 초록색이다. 그리고 아빠는 나무 사이 분수를 가리키며 아빠 거인과 아들 거인이 누워서 쉬 하는 것 같다고 했다.
200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