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문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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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우리 할아버지
2011.04.06 수요일 케이크는 아담한데 나이가 많아서, 초를 꽂아놓을 자리가 빡빡했다. 오히려 케이크보다 초가 위협적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문득 슬픈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78세가 되어서, 내 생일 케이크에 더 초를 꽂을 자리가 별로 없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기분이 우울할까? 오늘은 우리 외할아버지의 78번째 생신이다. 할아버지는 인생을 아주 검소하게 사셨고, 그래서 자식들이 칠순 잔치해주는 것도 거절하셨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반찬 한번 바꾸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오신 분이다. 오늘 맞는 생신은 우리가 함께 살고 있으므로, 거창하지는 못하더라도 진심을 담아서 정성껏 축하해드리고 싶었다. 평소에 뇌경색이라는 병을 앓고 계셔서 표정이 굳으셨고 말씀도 잘 못하시지만, 언제나 우리를 걱정해주시고..
2011.04.07 -
16강! 꿈을 꾸는 우리나라!
2010.06.23 수요일 나는 밤새 월드컵을 보느라 잠을 자지 않고, 학교에 갔다. 학교 가는 길은 온통 월드컵 얘기로 꽃을 피웠고, 참새는 짹째글~, 까마귀는 깍까각~ 더 들떠 울었다. 우글우글 좁은 지하철 안 같은 아이들의 행렬에서는, "어제 나이지리아전에서...", "16강에서 우루과이...", "박주영이 불꽃 슛을..." 하는 소리가 넘쳐났다. 그리고 그 장단에 맞추어 날씨도 해가 쨍쨍하면서 끝내주었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8강이다!" 하고 칠판에 써놓으셨다. 우리 반에서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더 떠들썩했다. 특히 박주영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박주영 선수는 이번 멋진 프리킥으로, 지난번 경기에 설욕을 완전히 씻었다. 아니 완전히 영웅이 되었다. 비록 비기기는 했..
201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