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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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5 나의 첫 해돋이
2007.08.15 수요일 나는 지금 하조대 해수욕장 바다 앞 모래 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뜨는 해를 보려고 앉아있다. 지금 시각은 새벽 4시 30분이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중요한 건 내가 태어난 지 10년만에 처음으로 해돋이를 본다는 것이다. 그것도 광복절을 맞이하여!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잔뜩 낀 구름 끝 사이가 차츰차츰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발 밑의 파도가 무서웠다. 검은 파도가 집어삼킬듯이 거세게 몰아쳤기 때문이다. 그 파도 속에서 거대한 고래라도 솟아올라 나를 덮칠까 봐 조마조마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해를 보려고 모여있었다. 어느 새 구름 전체가 붉게 물들었고 순식간에 온 바다가 핓빛으로 물들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
2007.08.15 -
2007.06.13 고통
2007.06.13 수요일 잠에서 깨어나니 머리가 얼얼하고 온 몸이 쑤셔대고 어지러웠다. 아직 새벽 5시였다. 나는 집 안을 기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엄마, 엄마 부르며 끙끙 앓았다. 내 머리는 불을 붙이려고 마구 비벼댄 나무가지처럼 뜨거웠다. 엄마는 눈을 뜨지 못한 채, "으음, 으음." 하면서 손만 휘저었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밤새 물수건으로 내 머리를 찜질해 주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내 침대로 돌아와 앓아 누웠다. 누워 있으니 내 몸의 열 때문에 침대가 뜨거워지면서 내 몸도 녹는 것 같았다. 하품을 했더니 목 안이 못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이러다가 내가 죽는 건 아닐까 두려워졌다. 그러나 생각했다. '아니야, 지금 내 몸 속에서는 신체 방어 세포와 신체 파괴 균이 한바탕 전..
2007.06.13 -
2006.07.08 슬픔
2006.07.08 토요일 요즈음 엄마는 바쁘시다. 외할아버지 병 간호하느라 밤이고 낮이고 집에서 나가기 바쁘시다. 오늘도 엄마는 새벽에 나갔다가 오후 늦게 들어 오셨다. 엄마는 왠지 지치고 우울해 보였다. 나는 혹시 할아버지가 큰 일이라도 난 건 아닐까 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엄마는 할아버지께서 이제 사람도 알아보시고 오른 손도 조금씩 움직이려 하고 절대 안정도 취해야 한다고 하셨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할아버지께서 낫더라도 말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나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랬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글을 쓰시는 분인데 오른 손을 못 쓰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나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슬펐지만 터지는 눈물을 꾹 참았다. 그리고 기도했다. 이 세상은..
200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