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2)
-
호모북커스, 홍대 북 콘서트
2014.07.05 토요일 7월 3일, 4일, 연달아 출간을 응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의 주인공은 나였지만, 두 행사의 분위기가 정말 색달라 내가 주인공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멋진 자리였다. 3일 저녁, 7시 반에는 종로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호모북커스 도서관의 주인, 김성수 목사님께서 사회를 보시고 20여 명의 독자분들이 함께 모여 을 가졌다. 나는 행사 전 청소년센터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목사님의 오두막처럼 작은 도서관에도 가 보았다. 목사님은 정기적으로 호모북커스 도서관 모임을 열고, 평소에는 좋은 책을 찾아 방방곡곡 온 서점을 찾아다니는 그야말로 책 읽기에 푹 빠져 사는, 꼭 대학생처럼 외모도 젊은 분이셨다. 난 그래서 더 위축되었는지 모른다. 목사님의 안내로 출판사 대표님과 실장..
2014.07.05 -
토란국
2008.09.14 일요일 우리는 차가 밀려 점심 시간을 훨씬 넘겨 외가댁에 도착했다. 나는 외가댁에 도착하기 전부터 토란국이 먹고 싶어 입에 침이 고였다. 엄마가 할머니께서 토란국을 끓여놓고, 기다리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토란국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맛일까 궁금해졌다. 이름이 탱탱한 공 같은 느낌이 나는 걸 보니, 혹시 살구처럼 아삭아삭한 열매 맛이 날까? 외가댁 식탁에 앉아 할머니께서 부랴부랴 내주신 토란국을 보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고기와 무, 다시마 국물에 잠겨 있는 뿌연 토란은 물에 펄펄 끓여서 퍼진 마늘처럼 보였다. 머뭇거리는 나에게 엄마가 "이게 토란이야, 먹어 봐!" 하셨다. 나는 젓가락 두 개로 토란을 쿡 찌르고, 크레인으로 바위를 들어 올리듯이, 국물 속에서 토..
2008.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