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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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껌의 효과
2010.02.09 화요일 난 요새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바로 풍선껌 불기다. 예전에는 껌을 짝짝 씹고 다니면서, 풍선이나 불고 다니는 사람들은 불량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월의 어느 저녁 작은 슈퍼에서 풍선껌과 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있었다. 나는 영우가 새우깡을 먹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오랜만에 뭐 씹을 거리가 땡기는데~!' 하는 생각으로 슈퍼에 들어갔다. 우리는 우선 슈퍼를 한번 빙 둘러보았다. 하지만, 난 과자에 흥미가 없는 편이라, 딱히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아, 잘 모르겠다! 수학 문제 풀기보다 어렵구나 할 때, 그냥 '부푸러'라는 껌을 보았다. 이상하게 마법의 힘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처럼, 나는 '부푸러'껌을 집었고, 영우가..
2010.02.11 -
2006.10.24 나뭇잎을 찾아서
2006.10.24 화요일 저녁을 먹고 나뭇잎을 줏으러 근린 공원으로 나갔다. 트렉 입구 옆에 소나무가 많은 곳에서 나뭇잎을 찾아 보았다. 싸늘한 바람이 '후어어' 하고 소리를 내며 내 머리 위를 지나갔다. 처음 집은 나뭇잎에는 송충이가 붙어 있었다. 나는 "으아아악" 하면서 그 나뭇잎을 던졌다. 가로등 불빛 아래 까뭇 까뭇한 나뭇잎을 부시럭 부시럭 밟으며 돌아 다니니까 내가 마치 겨울 준비를 하러 나온 두더쥐 같았다. 나는 단풍이나 은행같은 알록 달록한 나뭇잎을 원했지만 모두 갈색이고 낄쭉하고 인디언 깃털같은 모양이었다. 어떤 나뭇잎은 꺼끌 꺼끌했고 어떤 거는 뒷면이 가죽처럼 미끄러웠다. 나뭇잎들은 서로 서로 꼭 끌어 안고 더미로 쌓여 있었다. 아마도 추운 날씨 때문이겠지. 그러고 보니 날이 더 어두워..
2006.10.24 -
2006.08.05 홍합 따기
2006.08.05 토요일 우리는 어제 밤에 '꿈에그린' 펜션에 도착해서 오늘 연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하였다. 해수욕을 마치자 갑자기 승민이 형아가 홍합 따러 가자고 했다. 우리는 샌달을 바닷물에 씻어 다시 신고 갯바위로 항했다. 회색 갯바위에는 홍합과 따개비들이 다닥 다닥 박혀 있었다. 그리고 물 웅덩이에는 가재와 말미잘도 살고 있었다. 승민이 형아가 무시하는 말투로 말했다. "갯바위에 붙어 있는 크고 입이 다물어져 있는 홍합을 따봐!" 나는 홍합을 찾으면서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맨 손으로 홍합을 따려면 어느 정도 체력을 갖추어야 하고 갯바위나 껍질에 찔려 상처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승민이 형아 말대로 크고 입이 다물어져 있는 것을 찾아 보았다. 하지만 좀처럼 없었다. 그런데 한참 찾다..
200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