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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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할아버지와 강아지똥
2009.10.16 금요일 나는 부드러운 이웃 할아버지 댁 인터폰을 눌렀다. "똥동 두루두루 삐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구세요?" 하는 할머니 목소리가 달착지근하게 들려왔다. "할머니, 저 상우인데 기억하시나요?", "어! 그래, 그래~" "네~ 할아버지께서 제 블로그에 댓글로 무슨 책을 주신다고 하셔서 받으러..." 하는데, 그때 인터폰 너머로 따뜻한 할아버지 목소리가 뭉글뭉글 들리는 것 같았다. 문이 열리고 할아버지 댁으로 올라가니, "어어~ 들어와!" 하시며 할머니께서 반갑게 문을 여셨다. 할머니가 "할아버진 저기 계시단다!"하며 서재를 가리키시자, 막 할아버지는 강아지똥 책을 들고 마루로 나오고 계시는 중이었다. "안녕? 상우야! 앉거라! 밥은 먹었니?", "네, 먹고 왔어요.", "집에 엄마..
2009.10.19 -
2007.10.12 반지의 제왕
2007.10.12 금요일 중간 고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직도 나는 기침을 쿨럭쿨럭거리며 휘어진 갈대처럼 고개를 숙이고 힘 없이 걸어왔다. 그 동안 떨어질 줄 모르는 감기와 시험 공부에 한없이 지친 나는 이제 노인이 된 기분으로 우리 집 벨을 눌렀다. 엄마가 "네 책상에 무엇이 있나 보렴!" 하셨을 때도 나는 시험이 끝났다고 책을 사 준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상 위에 놓인 것은 쪽지 한 장과 작은 검정색 복 주머니처럼 생긴 것이었다. '상우님, 블로그 대마왕이 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대마왕이 되신 기념으로 반지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글을 읽기가 무섭게 나는 반지를 꺼내 보았다. 왕관 모양의 은빛 반지였는데 내가 원했던 금색은 아니었지만, 손가락에 끼고 높이 처들었더니 반지가..
2007.10.12 -
2006.01.03 나니아 연대기
2006.01.03 화요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나니아 연대기가 시작했다. 처음엔 태권브이 선전이 나오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가슴이 뛰었다. 나는 처음 장면의 바탕이 제2차 세계대전 이라는 걸 알아두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집이 포탄에 맞아 주인공 피터, 에드먼드, 수쟌, 루시가 옷장으로 들어가 만난 나니아라는 땅에서 엄청난 모험을 하는 동안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 장면에 사자 아슬란이 마녀한테 잡혀서 순순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 몹시 슬펐다. 아슬란이 다시 부활할 때 늙었던 아슬란이 다시 젊은이가 된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올때 밖에서는 눈이 솔솔 내리고 있었다.
200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