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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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나무 - 상우가 쓴 이야기
2008.02.23 토요일 어떤 가난한 집에 소나무로 만든 책상이 있었어요. 그 책상은 집안에 있는 다른 물건들을 무시하고 깔봤어요. 그러면서 우쭐거리며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예전에 아주 좋은 곳에서 살았지. 이 작은 집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곳이었지. 나는 거기서 울창하게 다른 소나무들과 어울려 살았지. 키는 구름에 걸리고, 산속 제일 높은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았지. 우리 소나무 가문은, 보통 나무들과 다른 아주 귀한 가문이었어. 다른 나무들은 가난해서 나무들이 입는 가장 좋은 옷인 초록색 옷을 1년 동안 계속 입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우리 소나무들은 부자라서 일년내내 푸른색 옷을 입을 수가 있었지. 게다가 우리는 아침에 일어날 때, 새벽에 제일 먼저 만들어진 신선한 이슬을 마셨지. 너..
2008.02.24 -
2006.10.06 대구의 냄새
2006.10.06 목요일 우리 가족은 어제 밤에 친할아버지댁인 대구에 도착하였다.잠에서 깨어 보니 오전 여섯시 십오분이었다.창밖에 하늘은 아직 연한 남색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주 특이한 냄새가 났다.그냄새는 아주 고소하고 느긋한 냄새였다.나는 그냄새를 찾아 나섰다.그리고 부엌에서 찾아냈다. 그것은 부엌 한 귀퉁이 항아리에 담겨 있는 싯누런 콩이었다.우리 할머니가 맛있는 된장을 담그려고 푹 익혀둔,방금 눈 따끈따끈한 똥같은 콩이었다.나는 그냄새를 느긋하게 맡아 보았다.
200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