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2)
-
시원하게 자른 머리
2013.06.22 토요일 나는 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이지만, 요즘 들어서 날로 길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에 오토바이 헬멧을 쓴 것처럼 답답하고 쉽게 땀이 차서, 언젠가 날을 잡아서 머리를 자르겠다고 별렀고 마침 오늘 여유가 생겼다. 미용실은 주말이라 손님이 있어서 좀 기다려야 했다. 두 명의 손님이 자리에 앉았다가 몇 분 뒤 말쑥해진 얼굴로 일어났고, 내 차례가 되었다. 미용사 아주머니는 내 어깨에 파란 천을 두르며 물어보셨다.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어, 그냥 시원하게 잘라주세요." 아주머니는 가위로 내 머리카락을 한줌 한줌씩 쥐고 깎아가기 시작했다. 내 머리에서 검은 머리카락 뭉치들이 떨어질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사과 껍질 깎을 때 나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날 때마다 점점 머리에 ..
2013.06.23 -
동생과 샤워를!
2010.07.06 화요일 영우랑 나는 학교 끝나고 나서, 두 시간 쯤 축구를 하고 놀았다. 우리 몸은 사우나 안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었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벌레가 허물을 벗듯이, 옷을 홀딱 벗고 샤워부스 안에 들어갔다. 나는 먼저 샤워기를 높은데다가 고정하고, 물을 틀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폭포처럼 떨어졌다. 우리는 잡혔다가 풀려난 물고기처럼 몸을 닿는 대로 적시고, 입안에도 떨어지는 물을 한 움큼 물고, "가가가각~!" 한 다음에 풉~ 뱉어내었다. 나는 더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싶어 수도꼭지를 오른쪽으로 돌렸는데, 영우는 "우게겍~!" 하면서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었다. 할 수 없이 미지근한 물로 온도를 맞추었다. 나는 이번엔 샤워기를 들고 얼굴부터 물을 맞고, 한 바..
201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