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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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노래
2009.02.18 수요일 어제 담임 선생님께서 외국 연수에서 돌아오셨다. 4학년이 끝나기 전에 선생님 얼굴을 꼭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돌아오셔서 기쁨보다 얼얼함이 앞섰다. 선생님도 그러셨을까? 아주 먼 길을 달려와 '짠~' 하고 나타나셔서, 교탁 앞에 앉아 태연하게 일하시는 선생님 얼굴은 예전처럼 무표정했고, 입가엔 풀처럼 까칠까칠한 수염이 돋으셨다. 마치 선생님은 우리 곁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 종업식을 맞았다. 청소를 마치고 성적표를 나누어 받고 모두 자리에 앉은 다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분이 앞으로 친구로 만날 순 있겠지만, 4학년 송화 반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서, 선생님과 함께 4학년 생활을 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입니..
2009.02.20 -
이해하기 힘든 아이
2008.02.02 토요일 학교는 개학을 맞아 활기가 넘친다. 방학 때는 입을 굳게 다문 얼음 궁전처럼 차갑기만 했던 학교가, 교실마다 보일러 가동하는 소리와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로 추위를 몰아냈다. 4교시 수학 시간을 앞두고 교실 안은 여전히 아이들 잡담 소리로 떠들썩하였다. 나는 3교시 수 맞추기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시간은 어떨까 기대에 부풀어 딸랑딸랑 눈을 예쁘게 뜨고 앉아 선생님을 기다렸다. 갑자기 교실 문이 끼익 열리면서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그래도 아이들은 잡담을 멈추지 않고 계속 떠들어댔다. 누군가 선생님께 나아가 무언가를 이르듯이 말했다. 처음엔 무슨 이야긴지 잘 들리지 않았으나, 말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아이들도 일제히 잡담을 뚝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우리 반 호봉이가 3학년..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