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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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이가 코피 흘린 날
2011.06.22 수요일 오랜만에 공부를 한다. 엄마와 나, 내 친구 풀잎이 이렇게 셋이서 사직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열람실에 엄마는 좀 멀리 떨어져서, 나와 풀잎이는 마주 보고 앉아 기말고사 준비를 했다. 엄마까지 도서관에 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요즘 나는 학교 끝나고 풀잎이와 쏘다니며 놀았다. 뭐하고 노냐면 그냥 풀잎이랑 함께 도로와 골목길을 배회하면서 수다도 떨고, 계란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쓰다듬어주며 논다. 풀잎이는 귀엽게 생겼는데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조금 무뚝뚝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그래도 나는 안다. 풀잎이가 맑은 영혼을 가졌다는 것을. 주위에서 욕을 안하는 애는 풀잎이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엄마는 언젠가부터 내가 기말고사가 다가왔는데도 별로 열심히 준비하지 않고,..
2011.06.25 -
암에 걸린 할머니
2008.10.05 일요일 며칠 전부터 나는 우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엄마가 대구에 입원해 누워 계신 할머니를 만나러 가셨기 때문이다. 나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아직 남은 감기 기운이 할머니께 좋지 않을까 봐 참고 다음번에 찾아뵙기로 하였다. 할머니가 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했다. 그리고 '분명 이건 꿈속에서 들은 소식일 거야. 이 꿈이 깨면 나는 침대에 누워 있을 거고, 학교에 가야 할 거야, 그러면서 나는 휴~ 내가 악몽을 꾸었구나! 하고 안심할 거야!'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나는 3년 전 외할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가슴이 무너지듯 놀랐다. 다행히 외할아버지는 고비를 넘기셨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지금은 많이 ..
200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