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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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
2014.10.16 목요일 피우리 중학교 인문 동아리, '문사철인' 학생들은 다가올 학교 동아리 축제에서 뭘 할거냐 고민하던 중, 뭔가 멋진 걸로 하고 싶어서 얼떨결에 '정치'에 관한 것을 주제로 삼는다. 그러나 막상 현실적으로 정치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교과서 안에서만 재미없게 배워서 막연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정치는 ㅇㅇ라고 생각하십니까'?, 또는 '우리나라 정치의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등 그럴싸한 질문 10가지를 만든다. 그리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학교 끝나고 본격적으로 정치 설문 조사를 시도한다. 중학교 학생들이 맨땅에 헤딩하듯 길거리에서 장기 두는 할아버지, 동네 아줌마, 우유 대리점 아저씨, 치킨집 아저씨, 회사원, 선생님, 정당 청년, 카페 주인까..
2014.10.16 -
친구와 새옷
2014.02.02 일요일 갑오년 새해다.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20년 만에 다시 맞는 갑오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내가 제일 해 보고 싶은 것은 새옷을 사는 일이었다. 구정이 지나고 주머니에 불룩한 세뱃돈에 의지하여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구와 새옷을 사려고 나섰다. 난 지금까지 내 손으로 옷을 사 본 적이 한차례도 없다. 어떻게 입어야 보기 좋은지, 중고생이 입는 기본적인 옷의 종류를 어디서 사는지 알지 못했다. 함께 옷을 사러 따라와준 친구가 없었다면 정말 막막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옷을 아주 잘 입는다. 나처럼 돈이 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멋부리는데 관심이 많은 친구였고 나의 비루한 옷차림을 보는 걸 괴로워하는 친구라서, 함께 가 옷을 골라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친구는 불광동 ..
2014.02.06 -
뿌와쨔쨔님과 저녁 식사를!
2011.02.16 수요일 스르르르~ 회전문이 열리고, 거기서 대학생처럼 젊은 아저씨가 저벅저벅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총처럼 세워서 나를 가리키고 "상우님, 맞으시죠?" 하였다. 나는 "네, 맞습니다! 뿌와쨔쨔님!" 대답하였다. 오늘은 5년 만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잠깐 짬을 내어 들르신, 유명한 블로거 뿌와쨔쨔님과 만나기로 한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학교에서 일찍 돌아와 깨끗하게 머리도 감고, 뿌와쨔쨔님과 만날 준비를 여유롭게 해서 나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조금만 더 놀자는 친구들의 유혹에 못 이겨 결국 집에도 못 들리고,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허겁지겁 뿌와쨔쨔님을 만나러 광화문 올레스퀘어로 달려갔다. 다행히 약속시각에 늦지않아 올레..
201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