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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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는 날
2010.06 15 화요일 나는 평소에 머리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머리카락이 어깨에 올때까지 기르겠다고 언제나 아빠, 엄마에게 벼르듯이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길러서 어디에 쓰지? 더 덥기만 하고. 껌이 달라붙을 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내가 도대체 왜 머리를 기르자고 고집했을까?' 예전에 나는 머리를 기른 사람 중에, 멋진 사람을 몇몇 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꼭 머리를 길러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대머리여도 멋있는 사람이 있듯이! 그래서 바람도 맞을 겸, 내킨 김에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우리 자전거 타고, 머리 자르러가요!"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 아빠가 강제로 끌고가지 않으면, 절대 머리를 자른다고 스스로 말한..
2010.06.16 -
아슬아슬한 미용실
2010.02.12 금요일 영우와 나는 오랜만에 이발 하였다. 나는 상가 병원에 들렸다 가고, 엄마랑 영우는 블루클럽에 먼저 가 있었다. 나는 감기약을 지어서, 함박눈이 오는 상가 앞을 부리나케 뛰어서 블루클럽에 도착했다. 오, 그런데 사람이 정말로 많았다. 엄마와 영우가 한 15분 전에 미리 도착해 있었는데, 아직 머리 깎는 의자에도 앉지 못한 것이다. 나는 흠~ 한숨을 쉬며, 엄마와 영우 옆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내일부터 설연휴라서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가려는 줄이 많은 거구나!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미용사 아줌마들이 두려워하는 영우 차례가 되었다. 영우는 매우 간지럼을 잘 타기 때문이다. 영우는 아래쪽을 향해서 무언가를 감춘 듯이 실실 웃다가, 급기야는 왼쪽 턱을 어깨에 붙인 상태에서 "께..
2010.02.15 -
새 교과서 받는 날
2009.12.19 토요일 아침에 중이염과 축농증이 다시 겹쳤다. 머리가 어지럽고 목이 붓고, 기침이 쉬지 않고 커헉~ 커어~! 터지면서, 결국 제시간에 등교를 하지 못했다. 학교에 간신히 전화를 하고 죽은 듯이 잠들었다가, 늦은 3교시 시작할 때서야 나는 학교에 도착했다. 내가 쉬지 않고 학교에 간 이유는, 오늘 새 교과서를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책도 좋지만, 매년 새 교과서를 받는 일은, 큰 상을 받는 것처럼 가슴을 뛰게 했다. 나는 흐음 후, 흐음 후~ 가쁜 숨을 내쉬며, 계단을 올라 복도를 따라 절름절름 교실 앞에 도착했다. 목을 가다듬고, 장갑을 껴서 미끄러운 손으로 교실 뒷문의 금빛 문고리를 꽉 잡고 서서히 돌렸다. 끼이익~ 소리와 함께 문이 빼끔 열렸다. 나는 그리로 ..
2009.12.21 -
쉬는 시간의 풍경
2009.12.01 화요일 2교시에 있을 한자 인증 시험을 앞두고, 우리 반은 여느 때와 같이 쉬는 시간을 맞았다. 기말고사가 끝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한자 공부하는 아이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니면 나만 빼고 모두 시험 준비를 마쳐서 자신에 넘쳐 있거나! 나는 문제지에 나온 한자 위에 손가락을 대어 덧써보다가, 아이들이 너무 자유롭고 신나게 노는 걸 보고, 나만 이러고 있는 게 잘못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의자를 앞으로 밀어 넣고 교실 뒤로 걸어나간다. 원래 미술실이었던 우리 교실 뒷부분은 다른 반 교실보다 엄청 넓다. 그중 제일 오른쪽 구석 바닥에 처박히듯 털썩 주저앉는다. 나는 옷 뒤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벽에 기댄 자세로 느긋하게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
2009.12.02 -
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2탄
2009.10.22 목요일 용기를 내어 다시 행사장 안으로 들어온 나는, 계속 흐어어~ 눈이 동그래졌다. 중간 중간 동그랗고 하얀 식탁보가 깔린 음식 테이블도 있었고, 여러 가지 최신 텔레비전, 컴퓨터가 화려하게 진열돼 있었다.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사람, 음료수 잔을 들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 카메라 맨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사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행사장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나는 영화 에 나오는 대령 집의 파티에 몰래 숨어든 아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제일 먼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간 곳은 음식 테이블이었다. 그런데 테이블마다 꽃밭에 벌들이 달라붙은 것처럼, 사람들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치킨..
2009.10.25 -
이상한 숲 - 꿈속에서 벌어진 일
2008.12.14 일요일 지난 토요일, 우리 가족은 시내로 외출하였다. 교통체증으로 꼼짝도 하지 않는 차 안에서 나는 깜박 잠이 들었고, 그 사이에 꿈을 꾸었는데 신기하고 재밌어서 여기 글로 옮겨 본다. 여기서 잠이 깨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내가 쓰고 싶은 동화의 시작이 될 것 같은...!
200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