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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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마지막 경기
2014.02.21 금요일 지금으로부터 4년 전 2010년 겨울의 끝, 아직 2010이라는 숫자가 어색한 새해같은 기분이 남아 있을 무렵이었다. 우리 가족이 할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려 하는데, TV판매 하는 곳에서 수십개의 TV가 온통 한 방송을 틀어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그앞에 멈춰서서 미동도 없이 화면에 눈을 고정시켰다. 가끔 나는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들이 어떤 상태를 가르키는건지 직접 체험 할 때가 있는데, '숨죽인다'라는 표현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출전한 우리나라 여자 선수의 모든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이고! 있었다. 나와 우리가족도 그틈에 그림자처럼 끼어서! 그때나 지금..
2014.02.23 -
닿을 수 없었던 경기장
2010.12.05 일요일 나는 아침부터 너무나 들떠 있었다. 그리고 "아빠! 오늘 약속했잖아요!" 하며 아직 주무시는 아빠를 흔들어 깨웠다. 머릿속에서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바로 태어나 처음으로 축구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직접 생생하게 본다는 사실을! 그것도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경기를! 며칠 전 내 동생 영우는, 기특하게도 친구에게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의 챔피언 결정전을 볼 수 있는 표를 얻어왔다. 그것은 어린이 무료권과 어른 50% 할인권이었다. 그런데 어린이는 1명만 무료라서, 나는 아쉽게도 나만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밥 먹다가 투덜거렸는데, 할아버지께서 입장료를 만 원 주시면서 다녀오라고 하셨다. 영우와 나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빠져..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