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방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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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비 쏟아지는 체육 시간
2011.04.13 수요일 1교시 시작하기 전이다. 나는 교실에 남아 아직 떠들고 있는 친구들을 뒤로한 채, 시간에 늦지 않게 커다란 고양이에 쫓기는 생쥐처럼, 복도 계단을 2칸씩 뛰어 내려간다. 현관문을 빠져나와 운동장으로 잽싸게 달려나가니, 모래 먼지가 섞인 바람이 불어온다. 새의 부드러운 깃털로 간지르는 것처럼 목이 간질간질하다. 이제 남은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으로 후다닥 오고, 체육 선생님께서 저벅저벅 우리 쪽으로 걸어오셨다. 체육 선생님께서 손을 위로 올리시며 "달려~!" 하시자마자, 맨 앞줄부터 아이들은 앞을 향해 주르르륵~ 밀리듯 달려나간다. 그렇게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시간에 쫓겨 교복 와이셔츠 위에 체육복을 덧입다 보니, 금방 땀이 흐르고 몸을 찜통 속에 가둔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2011.04.14 -
걸레질을 하면 기분이 좋아요!
2009.03.19 목요일 미술 시간이 끝날 무렵, 나는 그동안 물감을 풀고 한 번도 닦지 않아서 더러워진 물통을 씻으러, 교실 뒤 수돗가에서 걸레를 펼치고 물을 틀었다. 내 물통은 너무 지저분해서 쉽게 씻어질 것 같지가 않았다. 수돗물이 콸콸 시원하게 쏟아지자, 하얗게 말라있던 걸레는 순식간에 축축이 젖어 버렸다. 나는 지그재그로 구부러진 자바라 물통을 쫙 펴서 물을 잔뜩 받은 다음, 구정물처럼 시커먼 물을 돌돌 헹궈서 다시 버렸다. 그런 다음 젖은 걸레로 물통 안쪽의 맨 밑바닥을 벅벅 닦았다. 그리고 걸레를 빨아 양쪽을 뾰족하게 만들어 물기를 쭉 짜내고, 물통 안쪽의 쭈글쭈글한 틈 사이에 박혀있는 물감 얼룩을 꼼꼼히 닦아내었다. 힘을 주어 닦을수록 물통의 틈새는 투명해지고, 걸레는 이끼가 낀 것처럼 ..
2009.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