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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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는 날
2010.06 15 화요일 나는 평소에 머리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머리카락이 어깨에 올때까지 기르겠다고 언제나 아빠, 엄마에게 벼르듯이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길러서 어디에 쓰지? 더 덥기만 하고. 껌이 달라붙을 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내가 도대체 왜 머리를 기르자고 고집했을까?' 예전에 나는 머리를 기른 사람 중에, 멋진 사람을 몇몇 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꼭 머리를 길러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대머리여도 멋있는 사람이 있듯이! 그래서 바람도 맞을 겸, 내킨 김에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우리 자전거 타고, 머리 자르러가요!"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 아빠가 강제로 끌고가지 않으면, 절대 머리를 자른다고 스스로 말한..
2010.06.16 -
벌아, 쏘지 마!
2009.09.26 토요일 우리 가족은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분재 공원에서 산책했다. 막 분재로 꾸며진 비닐하우스를 구경하고 나올 무렵이었다. 코스모스가 잔뜩 피어 있는 정원에서, 돌탑을 기지 삼아 영우랑 지구 정복 놀이를 하며 뛰놀다가 엄마, 아빠를 뒤쫓아 가려는데, 갑자기 큰 벌 하나가 내 주위를 붕붕 돌다 사라졌다. 나는 순간 놀랐다가 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오른쪽 목 뒷쪽이 간지러우면서 뭔가 척~ 붙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하며 온몸이 떨렸다. 나는 뒷목에, 물컵에 맺힌 물방울 같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돌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단지 끌껍 끽~ 침을 반 정도만 삼키며, 두 눈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렸다. 그리고 머릿속엔 끔찍한 기억이 ..
2009.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