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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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야! 용기를 잃지 마!
2010.06.10 목요일 나는 오늘 엄마가 전화로 말해주기 전까지는, 나로호가 발사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밖에서 놀던 중, 엄마에게 휴대전화가 왔다. "10분 뒤에 TV에서 나로호가 발사한다는데 보지 않을래?" 사실 나는 나로호, 처음 발사할 때부터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상하게도, 이번 재발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이 엉켜버린 국수처럼 밀려왔다. 결국, 발사 4분 전 집에 부랴부랴 자전거를 끌고 헉헉거리면서 들어왔다. 엄마는 나로호 발사가 생중계되는 TV를 켜놓고, 작은 식탁을 펴서 냉면을 차려놓고 계셨다. 냉면을 먹는 동안, 4분이라는 시간은 참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발사 전, 3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나는 입안에 ..
2010.06.11 -
한겨울 밤에 물냉면
2007.12.27 목요일 저녁 8시, 방학을 맞이하여 아빠가 마침 배도 출출한데, 특별히 냉면을 사주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잠바를 입고 신났다고, 집 앞으로 나갔다. 엄마는 추운데 무슨 냉면이냐고 툴툴거리셨다. 영우도 냉면은 싫고 햄버거는 안 되겠느냐고 졸랐다. 아빠는 힘을 주어 "보통 냉면이 아니야. 특별 세일하는 오장동 함흥냉면이라구!" 하셨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으리으리한 고깃집 앞이었다. 영우는 "와! 갈비집이다!" 하며 좋아라고 펄쩍 뛰었다. 엄마는 "어디가 세일이야?" 하며 기웃기웃하셨다. 그때 아빠가 "봐! 저기, 냉면 세일!" 하며 입구에 붙어 있는 행사 세일 메뉴를 손가락으로 찾아내셨다. 고깃집 문을 열자마자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람들도 바글바글 불판 앞에 둘러앉..
2007.12.28 -
2007.09.15 토굴 새우젓
2007.09.15 토요일 1교시 읽기 시간이었다. 오늘은 토굴 새우젓에 대해 배웠다. 토굴 새우젓 이야기를 다른 모둠이 읽고 있을 때, 너무 열중해 들어서 그런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토굴 새우젓의 짠 맛이 입 안에 느껴지는 것이었다. 혀 가장자리에서 짭잘하고 떨떠름한 맛이 계속 맴돌았다. 그 맛을 느끼려고 나도 모르게 입술을 쭈욱 내밀어 쩝쩝거렸다. 5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오젓이고, 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육젓이고, 가을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은 추젓이고,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잡은 어린 새우로 만든 젓은 자하젓이라고 한다니 읽으면서 왜 이렇게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지, 읽기만 해도 맛있고 배가 불렀다. 내가 많이 먹어보지 않았던 새우젓에 대한 글을 읽고도 그 맛이 ..
200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