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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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을 뜨게 한 플라즈마
2011.03.11 금요일 "우리는 지금까지 액체, 고체, 기체의 상태 변화에 대해 배웠답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전혀 새로운 상태의 물질을요! 액체, 고체, 기체의 틀을 벗어난 무언가가...! 그리고 실제로 존재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인 과학 시간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께서는 나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할 만큼 매혹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요즘 과학 시간에 배우는 것은 물체의 상태 변화인데, 나는 첫 시간부터 액체, 고체, 기체 이외에 물질의 새로운 상태가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품었었다. 그런데 지금 그 궁금증을 선생님께서 해결해주는 이야기를 꺼내신 것이다. "지구 상에는 없지만, 우주에서는 흔한 이 상태는, 기체가 어마어마한 열을 받는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2011.03.14 -
할머니와 동물원에 간 날 - 2탄
2010.05.02 일요일 이제 동물원에는 마지막 하루해가 뜨겁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주홍빛으로 빛나는 해를 머리 위에 짊어지고, 우리는 이번 동물원에 클라이막스! 맹수들을 보러 갔다. 갈색 곰은 꼭 '시턴 동물기'에 나온 곰을 연상시키고, 엄청난 덩치이지만 꼭 덩치만큼이나 마음은 따뜻할 것 같았다. 온몸에 촉촉하게 젖은 땀이 햇빛에 빛나니, 꼭 야생의 곰을 보는 것처럼 신비하고 마음을 잡아끌었다. 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사각 철창에 표범, 치타, 재규어 같은 조금 작은 맹수들을 지나치다, 어느 순간 철창이 없어지고 큰 산같이 올록볼록한 지형이, 인도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유롭게 앉아서 낮잠을 즐기고, 어깨를 웅크리고 사나운 눈빛으로 번뜩이는 호랑이들이 보였다! 호랑이는 특이하게..
2010.05.06 -
2007.08.26 어서 내일이!
2007.08.26 일요일 나는 지금 내일이 기대된다. 하루 종일 개학을 생각하면서 더운 날씨만큼이나 방학이 갈수록 지겹게 느껴졌는데 오랜만에 학급 홈페이지에 들어가 박영은 선생님의 글을 만났다. 선생님께선 우리 반 모두 개학 준비를 잘 하라고 당부하셨다. 나는 선생님을 진짜로 만난 것처럼 반갑고 설레였다. 그리고 보고싶어서 안달이 났다. 또, 친구들 모습도 떠오르면서 얼마나 컸을까? 방학 동안 무슨 일을 겪었을까? 궁금해졌다. 선생님께서는 피서는 다녀오셨을까? 공부만 하셨을까? 나는 세 번이나 다녀왔는데. 참! 우리 아파트에 불도 났었지! 올여름 방학은 지난 여름 방학에 비해 더 풍부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 구름을 뚫고 목격한 해돋이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자! 이제 나는 2학기..
2007.08.26 -
2006.07.08 슬픔
2006.07.08 토요일 요즈음 엄마는 바쁘시다. 외할아버지 병 간호하느라 밤이고 낮이고 집에서 나가기 바쁘시다. 오늘도 엄마는 새벽에 나갔다가 오후 늦게 들어 오셨다. 엄마는 왠지 지치고 우울해 보였다. 나는 혹시 할아버지가 큰 일이라도 난 건 아닐까 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엄마는 할아버지께서 이제 사람도 알아보시고 오른 손도 조금씩 움직이려 하고 절대 안정도 취해야 한다고 하셨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할아버지께서 낫더라도 말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나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랬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글을 쓰시는 분인데 오른 손을 못 쓰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나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슬펐지만 터지는 눈물을 꾹 참았다. 그리고 기도했다. 이 세상은..
200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