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과 쌀죽
2009.01.16 금요일 오늘 아침 나는 눈을 보지 못하였다. 밤새 아파서 끙끙 앓다가, 아침내내 시체처럼 늘어져 잠을 자느라 온 아파트 마당에 하얗게 눈이 온 것도 몰랐다. 나는 눈밭에서 뛰어놀지도 못하고, 뽀드득뽀드득 소금처럼 쌓인 눈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창문 밖을 슬프게 힘없이 바라보아야만 했다. 어젯밤 늦게 배가 고파 고구마를 쉬지 않고 압압압 먹다가, 심하게 체해서 마구 토하고, 밤새 부르르 설사 소리로 화장실 안을 채웠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눈을 붙이지도 못하고, 토를 많이 해서 몸 안에 수분이 다 뽑아져 나간 것처럼 가슴은 활활 타오르고, 머리는 나무 장작 쪼개듯이 아프고... 차라리 기절이라도 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울었다. 사람에게 큰 병이든 작은 병이든 몸속에서 번..
2009. 1. 17.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