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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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
2008.02.09 토요일 친가에서 돌아와 설 연휴 마지막으로 외가에 들렀다. 우리가 가자마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는 막내 삼촌에게 받은 시계 이야기도 하고, 저녁으로 할머니가 직접 키운 채소를 뽑아 비빔밥도 해먹고, 식혜도 먹었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방에 들어가 어떤 종이 꾸러미를 가지고 나오셨다. 그리고 나와 영우에게 그걸 나누어주셨다. 그것은 코팅지와 한지였다. 먼저 코팅지부터 읽어보았다. 거기에는 4학년이 되는 걸 축하한다는 말과, 격려하는 말, 그리고 미래에 내가 대학교 들어갈 때, 같이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할아버지의 희망사항이 촘촘히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런 조언이 있었다. 1. 이제 4학년 고학년이 되었으니, 실력과 지식을 1등에..
2008.02.10 -
놀라운 선물
2007.12.26 수요일 크리스마스 날 새벽,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선물을 보고 나는 난처했다. 엄마가 너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선물 받을 가능성이 작다고 말씀하셨었기 때문이다. 나는 섭섭했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또 선물 받을 만한 착한 일을 많이 한 것도 아니라서 자격이 없다고도 생각되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그렇게 많이 컸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이젠 산타 할아버지와 선물의 세계에 더 끼어들 수 없는 처지가 된 것 같아 서글퍼져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잠든 영우의 머리맡에 걸어놓은 크리스마스 양말을 몰래 떼어 내 머리맡에 옮겨두고 새벽까지 이불 속에서 뒤척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시 뒤에 눈을 뜨자마자 베개 옆에 불룩하게 포장된 선물 꾸러미가 놓인 것을 보고,..
2007.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