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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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며 청소를!
2008.05.21 수요일 수업이 끝나고, 며칠 동안 벌칙을 받은 친구들이 모여 어학실 청소를 하였다. 나는 사회 숙제를 실수로 엉뚱하게 다른 것을 해간 데 대한 벌칙으로 청소 팀에 끼었다. 마침 내일은 우리 학교와 형제 학교를 맺은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어떤 어른들이 어학실을 방문하는 날이기도 하다. 몇몇 친구들이 걸레를 빨아오는 동안, 나는 남은 친구들과 함께 교실 바닥을 비로 쓸었다. 한 친구가 "야, 여기 왜 이렇게 더럽냐? 우리 오늘 청소 좀 깨끗이 해야 되겠다!" 하고 말하자마자 모두 힘을 내어 구석구석 열심히 쓸었더니, "쓰삭, 쓰으으삭~" 하는 비질 소리가 어학실 안을 바람 소리처럼 가득 메웠다. 그런데 어학실 마룻바닥이 무슨 검은색 물감을 한바탕 뿌려놓은 듯이 군데군데 더러워서 아무리 ..
2008.05.23 -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 상우 여행일기
2008.04.14 월요일 우리 가족은 지난 주말, 안면도로 1박 2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그 1박 2일이 내게는 한 달만큼 긴 긴 여행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느끼고 얻은 것이 아주 많았다. 그런데 그것들을 한꺼번에 다 적으려니 막막하였다. 그래서 나는 글감을 몇 개로 나누어 앞으로 며칠간에 걸쳐서 여행일기를 쓰려고 마음먹었다. 자! 다시 나는 여행 처음 무렵으로 돌아가겠다. 토요일 오후 2시, 나는 서해안 행담도 휴게소 정문 앞, 동그란 야외 탁자에 앉아 이제 곧 시작할 로스 안데스의 거리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머리 위로는 라고 쓴 현수막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고, 그 밑으로 네 명의 아저씨가 마이크 앞에 서서, 악기들을 투둥퉁 튕기며 점검해보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살펴보며 공연 준비를 하고 ..
2008.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