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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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2009.04.22.수요일 아침 일찍, 영우와 나는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나는 앞서 걸으며 영우를 재촉했다. 오늘은 영우가 어린이 대공원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다. 김밥과 간식이 든 소풍 가방을 메고, 영우는 마음이 들떠 눈하고 입가에서 깨알 같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환하게 웃는 영우를 보며 난 걱정이 앞섰다. 나도 낼모레면 현장 학습을 갈 거지만, 며칠 전 뉴스에서 현장학습을 가다가 사고가 난 버스 이야기와, 엊그제 우리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끔찍한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여러분에게 지난번에 들려준 버스 안전에 대한 중요성 이야기 기억하죠? 이 이야기는 너무 끔찍하여 안 하려고 했는데, 버스 안전에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겠어요! 오래전 땡땡 ..
2009.04.23 -
5학년의 첫 종소리
2009.03.02 월요일 내가 처음 교실에 들어가니 뜻밖에 교실 안이 어두웠다. 그 이유는 창밖에 바로 산이 있어 햇빛이 들지 않아서였다. 게다가 새 교실은 작년에 미술실이었던 자리라서 바닥이 차가운 돌 바닥이었다. 5학년 첫날 아침 교실은 으스스했다. 나는 가운데 자리 셋째 줄에 앉아,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투둑둑 투둑둑 피아노 치는 시늉을 하며 선생님을 기다렸다. 갑자기 '드드드들~' 문이 열리더니, 라면처럼 머리가 꼬불꼬불하고 황금색 안경을 낀, 조금 늙어보이는 여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나는 순간적으로 엇~ 하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하는데, 교실을 휘둘러보고는 바로 나가셨다. 몇 분 뒤, 조금 전보다 훨씬 젊은 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이번에는 나가지 않고 교탁 앞에 한참을 서 계셨다. 아직 교..
200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