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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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돌이 청설모
2008.03.24 월요일 피아노 학원 가는 길에, 공원 입구에 늘어서 있는 나무 위로 무언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 그게 뭔가 가까이 가서 보려고, 나무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검은 비닐봉지가 매달려 마구 흔들거리는 모습인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털복숭이다! 그 털복숭이는 움직이던 것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는데, 눈동자가 검다 못하여 푸른색으로 똘망똘망 빛났다. 순간 내 눈도 똘망똘망해지며 아기처럼 입이 샤아~ 벌어졌다. 지나가던 동네 형아가 "청설모다! 잡자~!" 하고 외쳐서, 나도 "어~ 안돼!" 하고 외치며 형아 뒤를 따랐다. 그러자 청설모는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날쌔게 다른 나뭇가지로 뛰어넘어갔다. 우리가 청설모를 쫓아다니자, 지나..
2008.03.25 -
편지
2008.01.02 수요일 오랜만에 추위가 녹은 잔잔한 날씨였다. 피아노 학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집 우편함에 쌓여 있는 수북한 우편물 더미 속에서, 내 앞으로 온 편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크리스마스 때 내가 보냈던 편지에 대한 답장이, 어렸을 적 미술 학원 선생님에게서 온 것이다. 멋진 솔부엉이 우표도 함께 붙여져서! 선생님의 답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신기하게도 미술학원 시절의 기억들까지 한장 한장 책을 펼치듯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5살 때던가, 내가 처음 미술학원에 들어가 적응을 못 하고 낑낑대다가, 바지에 똥을 쌌을 때, 나를 화장실로 데려가 번쩍 안아 들고 수돗물로 닦아주셨던 기억부터, 7살 졸업반 마지막 사진 찍을 때까지 나를 돌보아주셨던 기억들..
200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