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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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아, 쏘지 마!
2009.09.26 토요일 우리 가족은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분재 공원에서 산책했다. 막 분재로 꾸며진 비닐하우스를 구경하고 나올 무렵이었다. 코스모스가 잔뜩 피어 있는 정원에서, 돌탑을 기지 삼아 영우랑 지구 정복 놀이를 하며 뛰놀다가 엄마, 아빠를 뒤쫓아 가려는데, 갑자기 큰 벌 하나가 내 주위를 붕붕 돌다 사라졌다. 나는 순간 놀랐다가 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오른쪽 목 뒷쪽이 간지러우면서 뭔가 척~ 붙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하며 온몸이 떨렸다. 나는 뒷목에, 물컵에 맺힌 물방울 같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돌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단지 끌껍 끽~ 침을 반 정도만 삼키며, 두 눈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렸다. 그리고 머릿속엔 끔찍한 기억이 ..
2009.09.28 -
던져라, 눈 폭탄!
2009.01.17 토요일 나는 오후 늦게 영우와 집 앞 놀이터로 나갔다. 소복소복 쌓인 눈을 밟으니 너무 행복해서 눈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뽀드득 치익~ 내리막길을 미끄러지자, 놀이터 입구에 우뚝 솟은 오두막 집이 보였다. "어! 저기 경훈이다!' 나는 오두막 옆쪽에서 걸어나오는 친한 친구, 경훈이와 동생 지훈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나와 영우는 "툭 파사사~" 눈길을 제치고, 경훈이와 지훈이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우리가 달려오는 걸 알아차린 경훈이가,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지훈이에게 말했다. "쟤네들 분명히 우리한테 눈 던진다!" 경훈이 말이 딱 맞았다. 나는 경훈이에게, 영우는 지훈이에게 눈 뭉치를 던졌다. 내가 던진 눈이 경훈이 잠바에 "펑~!" 맞으며, 경훈이가 "오메~!" 하고 소..
200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