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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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특기는 과일 자르기
2009.04.16 목요일 '쉬익~'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한 덩이였던 내 사과가, 깔끔하고 깨끗하게 반으로 쩍~ 갈라졌다. 정확히 딱 반이었다. 1초도 안 되는 순간이라서, 마치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의 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과를 통과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달달한 냄새 나는 사과 물을 뚝뚝 흘리며, 선생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 교탁 위에는 모세가 바닷물을 가르듯이, 내 사과가 두 쪽으로 갈라져 있었다. 오늘 미술 시간에는 과일이나 채소, 나뭇잎을 가져와, 선생님이 과일과 채소를 잘라주시면 단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맛있게 먹는 수업을 했다. 나는 겉이 약간 올록볼록하고, 한 부분은 잘 익은 빨간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주황, ..
2009.04.18 -
전교 회장 선거
2009.03.13 금요일 선생님은 얼마 전에 교실에 새로 들어온 TV를 자랑스럽게 켜셨다. 그리고 전교 회장 선거가 열리는 우리 학교 강당이 나오는 화면에 채널을 맞추시고, 회장, 부회장 후보의 연설을 들으라고 하셨다. 5, 6학년 중 자원한 열 몇 명 되는 후보들의 연설을, 하나하나 방송으로 들으며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설을 들으며 무엇보다 화면에 비추는 후보들의 눈빛을 자세히 관찰했다. 나는 눈빛을 통해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어떻게 눈빛을 통해 아느냐고? 그 기준은 간단하다. 자신을 사랑하고, 삶에 대한 의지와 목표가 있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은 눈에서 푸른 빛이 나온다. 아니, 눈빛에서 푸른 희망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눈빛은, 나이가 아주 많은 할아버..
2009.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