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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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의 풍경
2009.12.01 화요일 2교시에 있을 한자 인증 시험을 앞두고, 우리 반은 여느 때와 같이 쉬는 시간을 맞았다. 기말고사가 끝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한자 공부하는 아이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니면 나만 빼고 모두 시험 준비를 마쳐서 자신에 넘쳐 있거나! 나는 문제지에 나온 한자 위에 손가락을 대어 덧써보다가, 아이들이 너무 자유롭고 신나게 노는 걸 보고, 나만 이러고 있는 게 잘못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의자를 앞으로 밀어 넣고 교실 뒤로 걸어나간다. 원래 미술실이었던 우리 교실 뒷부분은 다른 반 교실보다 엄청 넓다. 그중 제일 오른쪽 구석 바닥에 처박히듯 털썩 주저앉는다. 나는 옷 뒤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벽에 기댄 자세로 느긋하게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
2009.12.02 -
2007.06.05 지갑
2007.06.05 화요일 밤 늦게 gs 마트로 쇼핑을 갔다. 2층 아동 문구 코너를 지날 때, 나의 시선을 끄는 칸이 있었다. 바로 아동 지갑 코너였다. 왜냐하면 옛날에 미술 학원 선생님이 주신 지갑이 있었긴 한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용돈을 모아서 책상 서랍 속에 넣었다가 몽땅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지갑을 사려고 이곳 저곳 돌아다녀 보았지만 가격도 모양도 마땅한 게 없었다. 그러다 gs 마트에서 지갑 칸을 또 다시 발견하자 신이 나서 그 쪽으로 가 보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여자 아이들 지갑만 잔뜩 쌓여있었다. 내가 지갑들 속으로 손을 푹 집어 넣어 뒤적여 보았더니 놀랍게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예쁜 지갑이 하나 나왔다. 푸른 하늘색 바탕에 곰돌이들이 그려져 있..
200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