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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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꽃, 카페 '그'
2013.11.28 목요일 ! 이 두가지 키워드로, 나는 카페 '그'를 찾아 갔다. 저녁 6시, 생전 처음 와보는 방화역에서 내려, 한 500 미터쯤 다리 사이를 붙이고 추운 몸을 잔뜩 움추린 채로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걷다가 걷다가 쭈꾸미 마을이라는 식당이 보였고, 오른쪽 골목으로 쏙 들어가니 카페 '그'가 보이고, 카페 '그'가 보이는 건물 옆, 나란히 붙어 있는 넓은 집 대문에 '새들도 둥지가 필요하다. 하물며, 카페 '그'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저녁 칼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우리 가게 생각이 났다. 우리 가게에도 저런 푯말이 걸려있었다. 아니, 건물 담벼락 자체를 피 끓는 현수막으로 무장시켰었지. 현수막을 보니, 그당시에 내가 느꼈던 기분도 다시 떠올랐다. 애써..
2013.11.28 -
쿵푸 팬더 - 머리엔 국수 그릇을 쓰고 앞치마를 두른 영웅
2008.06.22 일요일 나는 영화 쿵푸 팬더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처음 보는 중국 무술 쿵푸와, 팬더와 동물들의 이야기가 신기하고 묘했기 때문이다. 쿵푸를 좋아하는 팬더 포는, 국수집 아들인데 그에 아버지는 거위다. 그리고 우습게도 우리 가문의 혈관에는 육수가 흐른다는 자부심으로, 최고의 국수 만드는 비법을 포에게 전수하려 하지만, 포는 별로 관심이 없다. 포가 관심이 있는 건 오로지 쿵푸다. 포는 자기 인생에 전부인 것처럼 쿵푸에 열광하였다. 어느 날 쿵푸 마스터들이 사는 궁전에서 용의 전사를 뽑는다는 광고 전단이 날아 왔을 때, 자기 식당에서 밥을 먹는 손님들에게 "여러분! 드디어 용의 전사를 뽑는데요! 갑시다!"하고, 손님들을 모두 끌고 가게를 나가 버렸다. 그리고는 뚱뚱한 몸 때문에 계단을..
2008.06.25